심찬섭 <순천향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

옛날 대가족을 이뤄 살때 며느리는 아침 일찍 일어난 죄로 화장실에
들어가 민망한 상황에 처하기 일쑤였다.

시아버지는 기다리는데 변비로 쉽게 대변을 볼수 없어서다.

변비는 비정상적으로 장내에 대변이 오래 남아있는 경우로 배변횟수및
양이 적거나 단단한 변을 보거나 변을 볼수 없거나 변을 보아도 시원하지
않은 증상을 나타낸다.

하루에 한번 변을 보는 것만을 정상으로 생각하지만 1주일에 3번 정도만
변을 볼수 있으면 역시 정상이다.

변비는 너무 흔해 하찮은 증상으로 여기지만 다른 심각한 질환에 의한
것일수도 있어 치료해야 한다.

변비의 원인은 제산제 하제(변비약) 신경안정제의 장기복용, 당뇨병 등
내분비계질환, 신경계질환과 스트레스, 과민성대장증후군(신경성 장운동
장애) 대장게실(장점막의 한곳이 늘어남)등의 소화기질환, 부적당한
음식섭취및 운동부족 등이다.

또한 대장.직장암등에 의한 것일수도 있어 이들 질환이 의심되면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변비진단을 위해서는 직장수지검사 대장.직장내시경검사및 방사선검사를
실시한다.

변비환자는 크게 대장운동이 떨어져 대변이 직장에 도달하는 시간이
지체되는 대장무력증과 직장까지는 대변이 잘 도달되나 직장에서
항문을 통해 배출될때 문제가 생기는 직장배출장애로 나눌수 있다.

대장무력증은 대장운동촉진 약물로 치료하고 실패할 경우 여러가지
조건을 참고해 대장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직장배출장애는 배변시 골반근육이나 항문괄약근이 잘 열리도록
훈련하는 바이오피드백요법, 좌변기구조변경, 각종 수술로 치료효과를
거둘수 있다.

대장.직장암 직장류(직장정맥이 뭉치고 부은것) 탈항(항문이 밖으로
삐져나온것)등에 의한 변비도 수술로 충분한 치료효과를 거둘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인한 변비는 갑상선호르몬을 투여한다.

대부분의 변비는 1차적인 기능장애여서 대증(대증)요법으로 비교적
잘 치료할수 있다.

정상적인 배변을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고섬유질 음식을 다량
섭취해야 한다.

주스 우유 과일 야채등 수분이 많은 음식을 많이 먹는게 좋다.

조깅 산책 수영 자전거타기등을 매일 적절하게 실시한다.

대변이 마려울때는 지체없이 배변하고 배변시에는 책이나 신문을
보지 않는다.

그리고 배변시 과다한 힘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배변을 유도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