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전격적인 박용오회장체제 출범은 창업2세기에 대비, 그룹의
경영체질을 도전적이고 공격적으로 바꾸겠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그동안의 "보수.안정"에서 탈피,해외사업과 고부가가치사업에 과감히
투자함으로써 제2의 창업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두산그룹은 올해 창업 1백년을 맞아 국내 최고령 기업이 되는 금자탑을
세웠다.

그러나 모기업인 OB맥주가 대형 적자를 내는 등 그룹의 주력사업인
식음료부문이 부진, 91년 페놀사태이후 최대위기라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따라서 그동안 그룹경영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보수, 안정"만으로는 새로운
세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던 것도 사실이다.

신임 박회장이 취임일성으로 "새로운 1백년의 기틀을 확고히 다지기 위해
그룹의 풍토를 도전적이고도 공격적인 분위기로 과감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선언한 것에서도 이를 찾아볼 수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들 역시 "만능스포츠맨이며 활달한 성격의 박회장이
취임함으로써 그룹의 스타일은 물론 주력사업도 대폭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박회장은 <>보수적이고 안일한 기업풍토를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분위기로
완전 쇄신 <>국제화 개방화시대에 대비, 해외시장으로 적극 진출
<>전문경영인의 양성과 책임경영제의 확립 <>우수한 인재의 육성 및
스카우트 <>매출과 성장 위주에서 수익성 위주 경영체제로의 전환 등을
앞으로 자신이 해결해 나가야 할 주요과제로 꼽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산호의 항로에는 만만치않은 난관들이 도사리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말 현재 총 24개 계열사에 5조3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재계서열 12위에 올라있지만 주력기업의 적자행진과 마땅한 대체 신규사업이
없다는 안팎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산그룹은 현재 기존의 사업군을 생활문화(주류 음료 식품업)
기술소재(건설 기계 환경)정보유통(무역 정보 문화사업)으로 나누고
이 가운데 무게중심을 정보유통에 두겠다는 비전을 내놓고 있다.

박회장이 이를 어떻게 수익사업으로 구체화시키고 그룹의 체질을
변화시키는가에 따라 두산그룹 창업2세기의 밑그림이 그려질 전망이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