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그룹이 삼품백화점 부지를 인수함으로써 미원의 다음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원은 이 부지의 용도활용방안을 아직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미원이 "숙원 사업"이었던 백화점사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원건설의 조병수부사장이 구제적인 부지활용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본래 백화점용지였던 만큼 그룹차원에서 백화점을 건설,
유통업에 진출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원은 그동안 종합식품 편의점체인 외식업 등 유통업진출에 필요한
"재료"를 충분히 갖고 있으면서도 번듯한 간판업체가 없어 고급이미지를
갖추지 못하는 한계를 절감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미원은 그동안 본격적인 유통업진출을 위해 창고형 할인매장
하이퍼마켓 등 신유통업태 진출을 검토해왔다.

이번에 강남의 요지 중의 요지인 삼풍백화점 부지를 확보함으로써 미원은
사실상 백화점진출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원은 우선 삼풍부지를 포함,서울에 2개 정도의 백화점을 짓고
장기적으로 부산 광주 대구등으로 사업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원은 약 5만평인 이 부지에 아파트단지와 테마파크 판매시설 등을
건설키로 도봉구청과 이미 원칙적인 합의를 본 상태다.

조부사장은 "삼풍부지 매입과 방학동부지 개발은 2000년대를 내다본 장기
계획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앞으로 유통 레저 건설사업쪽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원그룹은 백화점업에 신규 진출할 경우 현재 미원통상이 전국에
2백여개의 체인을 갖고 있는 편의점 "미니스톱"과 종합수퍼인 "대림마트"등
을 한데 묶어 유통업을 전담할 별도법인을 설립할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또다른 매원그룹관계자는 "서울시와 부지활용방안을 협의해야
한다"면서 국제컨벤션센터, 금융센터등을 건립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미원은 이날 오후 이기용 미원건설사장 주재로 사장단회의를 열고 삼풍
부지에 대한 활용방안을 논의했다.

미원이 어떤 신사업의 청사진을 그릴지 주목된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