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분기 성장률 6.4%는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그런데도 기업과 일반가계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이에 형편없이 미달한다.

오히려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하지 않았나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이런 괴리는 GDP통계의 허술함에서 기인한다.

교역조건악화와 재고누적이 GDP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 탓이다.

수출의 경우 GDP통계엔 물량기준으로 집계된다.

수출물량이 늘어나면 GDP는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교역조건악화로 수출단가가 떨어지면 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은 적어진다.

체감경기는 그만큼 나빠지는 것이다.

실제 지난 3.4분기중 수출물량은 8.3% 늘었다.

반면 수출금액은 6.0% 감소했다.

수출물량증가가 GDP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간주되지만 체감경기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재고도 마찬가지다.

생산을 많이하면 할수록 GDP는 증가하지만 재고가 쌓이면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별볼일 없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