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차의 세계] '알파로메오 1750GS 자가토'..뛰어난 핸들링

페라리 람보르기니 란치아 마제라티와 함께 이탈리아 레이싱카의 또 하나
명문으로서 알파로메오가 있다.

알파로메오는 초창기 프랑스 자동차를 조립해서 공급하는 기술수준이
보잘것없는 회사였다.

그러나 1909년 이탈리아의 북구 롬바다시로 자리를 옮기면서 "롬바다
자동차 회사"라는 뜻의 알파(ALFA)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그리고 1915년 "니콜라 로메오"라는 사업가에 의해 인수되면서 "알파
로메오"로서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됐다.

이 때부터 본격적인 알파로메오의 시대가 시작됐다.

1920년대에는 자동차 경주의 대부 "엔초 페라리"가 레이싱 드라이버로서
알파로메오 레이싱팀을 이끌었다.

그는 당시 자동차 경주를 주도하고 있던 피아트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엔지니어 보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피아트의 톱엔지니어인 "비토리오 자노"를 설득, 알파로메오팀에
합류시켜 1923년부터 1937년까지 피아트에 대적할 스포츠카를 만들게 했다.

뿐만 아니라 차체 디자인은 피닌 파리나를 비롯하여 당대 최고의
카디자이너가 참여해 최고의 스포츠카를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스포츠카 모델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되고 있는
것이 바로 1750GS 자가토이다.

1,750cc의 엔진을 탑재하고 자가토라는 카디자이너에 의해 디자인되었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

그러나 이 차는 1925년 1,500cc의 엔진을 달고 P2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다.

그리고 1928년에는 곧 바로 밀레밀리아 자동차 경주에서 84마력의 강력한
엔진으로 알파로메오에게 우승을 안겨 주었다.

이후 일반에는 1929년에 1,750cc의 엔진으로 교체되어 자가토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던 것이다.

물론 자동차 경주에서 우승한 P2의 뛰어난 핸들링과 파워풀한 엔진은
그대로 전승됐다.

또한 840cc의 가벼운 차체는 최고 시속 145km의 속도를 낼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도어에 윈도를 설치하지 않아 비가 오는 날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또한 차체의 구조도 평범하게 설계됐다.

겉모습에서 쉽게 알수 있듯이 두개의 긴 사이드레일에다 바퀴를 연결하는
크로스 멤버를 판스프링으로 지지해주는 전형적인 프레임 구조를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알파로메오만의 뛰어난 핸들링 성능과 스타일면에서 스포츠카
마니아의 마음을 사로잡아 세상사람들에게 자가토라는 이름을 깊이
새겨주었다.

자가토 1750GS는 1929년부터 1933년까지 전부 2,000여대가 만들어져
팔려나갔다.

그후 1966년에는 자가토의 스타일을 못잊어 이탈리아의 한 자동차
잡지사의 제의로 92대의 복제품이 알파로메오에 의해 다시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김상권 < 현대자 승용제품개발 제2연구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