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이번에도 "3년 징크스"를 깨지 못할까.

올들어 지난 10월말까지 수출실적에서 현대종합상사가 삼성물산을
추월한 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수출실적 1위유지 3년 징크스가 화제다.

삼성물산은 지금까지 3년연속 수출1위를 하고나면 그 다음해는 2위로
밀려나곤 했기 때문이다.

실례로 삼성은 75~77년 1위를 하고난 뒤 대우에 1위자리를 물려줬고
88~90년 1위를 하고나서는 현대에 1위를 내주었다.

93년에는 1위를 되찾아 작년까지 3년연속 그 자리를 지켰는데 올해
다시 10월말 기준으로 현대에 1위를 빼앗긴 것.

사실 업계에서는 올 1.4분기까지만 해도 이번에는 삼성의 3년 징크스가
깨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3월말까지의 수출실적에서 삼성은 현대를 10억달러 이상 앞질러 여유있게
선두행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상황은 4월들어 달라졌다.

한달에 9억달러정도 나가던 삼성의 반도체수출이 2억달러로 고꾸라진
반면 반도체 수출비중이 적은 현대가 상대적으로 수출실적 경쟁에서
유리해진 것이다.

이후 양사의 격차는 한달에 1억달러 정도씩 좁혀져 9월말에는 3억5천만
달러까지 좁혀졌다가 지난달에는 마침내 현대 1백18억8천만달러, 삼성
1백18억2천만달러로 뒤집어졌다.

현대가 3억5천만달러라는 큰 폭의 격차를 10월중 단숨에 따라잡은
주요인은 2억7천만달러짜리 LNG선 수출덕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이 반격에 나서면 11,12월 두달새에 1위를
재탈환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는 수출실적중 계열사물량이 98%인 반면 삼성은 81.2%.

그런데 10월말까지 그룹전체의 수출실적에서 삼성이 1백46억달러로 현대의
1백20억달러보다 26억달러나 많다.

이는 곧 삼성이 그룹차원에서 계열사 수출실적을 물산쪽으로 지원할 경우
다시한번 삼성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얘기다.

< 임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