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출신 조각가 조엘 샤피로전이 14일~12월14일 서울청담동 갤러리서미
(546-9740)에서 열리고 있다.

94년에 이어 두번째 내한전을 갖는 샤피로는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휘트니미술관 LA현대미술관과 네덜란드의 스테델릭
미술관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수십차례의 개인전을 가진 작가.

이번 전시회에는 조각 10점과 드로잉 10점등 20여점을 출품한다.

그의 작품은 언뜻 보기에 단순한 박스의 조합같지만 역학적질서와
힘의 균형측면에서 뛰어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이 특징.

조화감각을 근간으로 한 자신만의 독특한 구조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의 구조체들은 또 모두 다이내믹한 선들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비스듬하게 배치된 선이 지닌 방향성은 매우 역동적이다.

직사각형형태의 면을 통해 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인체의
기본적인 동작.

걷기와 뛰기 구르기등 기본동작을 나타내고 있는 작품들은 인체의 팔과
다리및 토르소의 몸체를 연상시키는가 하면 때로는 건축적인 요소를
지니기도 한다.

이러한 성향때문에 마치 장난감블록이나 빌딩을 보는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부드러운 곡선은 여성적인 뉘앙스를, 각진 선의
형태는 남성적인 강인함을 느끼게 해준다.

샤피로는 이처럼 인체의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선과 면의 조화를
시도하는 작가.

따라서 그의 작품전체에 표현된 형태는 고도의 완성도와 함께 많은
공감대를 끌어내고 있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