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 유혜숙씨, '서정주 시의 이미지 연구'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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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유혜숙씨(44)가 "서정주 시의 이미지 연구"
(시문학사 간)를 펴냈다.
유씨는 이책에서 미당의 시적 원형이 낙원으로 돌아가려는 "원점회귀에의
열망"과 "탈질료화"의 과정을 거쳐 "무의 시학"으로 승화됐다고 밝혔다.
1장 "시적 상상의 공기적 열림"에서 그는 "화사집" "귀촉도" "신라초"
"동천" "질마재 신화"의 이미지 변천을 물.흙.불.공기의 4원소와 비교,
"이미지의 탈중력화와 탈질료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외할머니댁 뒤안 툇마루"에는 툇마루의 때가 퇴적돼 거울로
변하는 과정과 어머니의 꾸지람때문에 경직됐던 마음이 정화되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때 때가 빛으로 변한 것은 툇마루를 윤기나게 닦는
외할머니의 "마찰열"과 손자에게 오디열매를 따주며 감싸는 사랑의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2장 "넋의 시골로의 여정과 동일성의 발견"에서는 시인의 "영매자로서의
자화상"과 "거울" "여인" "꽃"의 의미를 밝혔다.
미당에게 "여성"은 육체적 관능의 여인 (이브)에서 동양적이고 정적인
여인 (누님)을 거쳐 신비의 여인 (선덕여왕), 질마재의 암무당으로
이어졌다는 것.
3장 "방향이미지의 변이양상에 나타난 초월성"과 4장 "비유와 세계의
열림"에서는 "땅이고 돌인 것"과 "무거운 것"이 사라지면서 시인의
상상력이 더욱 깊고 넓어지는 과정을 분석했다.
유씨는 또 초기 미당의 시에서는 서구의 기독교적인 이상향과 우리전통이
섞여 나타나다가 중기에는 동양의 유교적인 세계, 신라와 불교적인 색채로
변하고 후기 들어 불교와 무속이 합쳐지면서 한국적인 정서의 심화로
귀결됐다고 해석했다.
그는 미당시 연구동기를 "그가 우리 시사에서 육화된 한국어와 일상어를
가장 잘 구사하고 예술작품의 쾌락성과 교훈성을 조화시킨 시인이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유씨는 전북완주 태생으로 서강대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눈을 감으면 바깥보다 눈부시다" 등 3권의 시집을 냈으며 현재 서강대와
숭실대에 출강중이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1일자).
(시문학사 간)를 펴냈다.
유씨는 이책에서 미당의 시적 원형이 낙원으로 돌아가려는 "원점회귀에의
열망"과 "탈질료화"의 과정을 거쳐 "무의 시학"으로 승화됐다고 밝혔다.
1장 "시적 상상의 공기적 열림"에서 그는 "화사집" "귀촉도" "신라초"
"동천" "질마재 신화"의 이미지 변천을 물.흙.불.공기의 4원소와 비교,
"이미지의 탈중력화와 탈질료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외할머니댁 뒤안 툇마루"에는 툇마루의 때가 퇴적돼 거울로
변하는 과정과 어머니의 꾸지람때문에 경직됐던 마음이 정화되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때 때가 빛으로 변한 것은 툇마루를 윤기나게 닦는
외할머니의 "마찰열"과 손자에게 오디열매를 따주며 감싸는 사랑의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2장 "넋의 시골로의 여정과 동일성의 발견"에서는 시인의 "영매자로서의
자화상"과 "거울" "여인" "꽃"의 의미를 밝혔다.
미당에게 "여성"은 육체적 관능의 여인 (이브)에서 동양적이고 정적인
여인 (누님)을 거쳐 신비의 여인 (선덕여왕), 질마재의 암무당으로
이어졌다는 것.
3장 "방향이미지의 변이양상에 나타난 초월성"과 4장 "비유와 세계의
열림"에서는 "땅이고 돌인 것"과 "무거운 것"이 사라지면서 시인의
상상력이 더욱 깊고 넓어지는 과정을 분석했다.
유씨는 또 초기 미당의 시에서는 서구의 기독교적인 이상향과 우리전통이
섞여 나타나다가 중기에는 동양의 유교적인 세계, 신라와 불교적인 색채로
변하고 후기 들어 불교와 무속이 합쳐지면서 한국적인 정서의 심화로
귀결됐다고 해석했다.
그는 미당시 연구동기를 "그가 우리 시사에서 육화된 한국어와 일상어를
가장 잘 구사하고 예술작품의 쾌락성과 교훈성을 조화시킨 시인이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유씨는 전북완주 태생으로 서강대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눈을 감으면 바깥보다 눈부시다" 등 3권의 시집을 냈으며 현재 서강대와
숭실대에 출강중이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