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한전 삼성전자 포철 등이 실로 오랜만에 기지개를 펴면서 거래량 상위
종목에 얼굴을 내밀었다.

"스쳐가는 바람인가" "블루칩 장세가 열리느냐"는 대목보다도 주식시장의
가치개념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에 더 눈길이 간다.

되돌아보면 그동안 주식시장은 근거가 불분명한 "꿈"과 "성장성"에
지나치게 함몰된 채 "실적보다 더 큰 재료는 없다"는 기본을 잊고 있었다.

바닷물도 2~3년에 한번씩 윗물과 아랫물이 뒤바뀐다.

주식시장에선 1년에도 그런 일이 수차례나 되풀이 된다.

비록 순환매의 한 과정이라 할지라도 눈여겨 볼 차례가 된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