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산 원유가 본격 도입된다.

LG칼텍스정유는 BP사와 미국 알래스카산 원유의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발표했다.

알래스카 원유는 미국의 내수용 원유였으나 미국 정부가 지난 5월부터
수출을 허용, 아시아지역으로의 유입이 예상됐었다.

국내에서는 현대정유가 지난 8월 시험용으로 69만배럴을 도입했었고
장기계약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합작사인 사우디의 아람코로부터 원유를 도입하고
있는 쌍용정유를 제외하고는 안정적 원유확보를 위해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어 알래스카산 원유가 추가 도입될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는 이번에 도입키로 한 알래스카산 원유가 하루 3만배럴로
연간기준으로는 1천만배럴이 넘어 전체 도입물량의 8%에 해당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 계약은 오는 12월20일부터 발효되며 양사간에 이의제기가 없는
한 매년 자동연장되는 장기공급계약이라고 덧붙였다.

알래스카산 원유는 국내로의 수송기간이 12일로 중동산 원유에 비해
10~15일 정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품질면에서도 API(미국석유
협회지수) 28.8 유황함유 0.82%의 중질유로 중동의 오만산과 비슷하다고
LG는 설명했다.

LG정유는 이번 계약이 BP사가 선적항 및 하역항에서 발생하는 모든
위험에 대해 배상책임을 지고 기존의 본선인도방식(FOB)과는 달리, LG정유의
육상탱크에 이송한 후 물량을 산정하도록 하는등 유리한 조건으로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으로 LG정유는 전체 원유도입물량의 50%를 비중동지역으로부터
도입하게 돼 국내 정유사 가운데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비율이 가장
낮아졌다.

지난 8월말 현재 국내 정유업계의 중동원유의존도는 78%이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