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졸업자가 은행에 입행한후 지점장이 되는데는 최소 25년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변수를 무시하고 승진년수만을 놓고 봤을때 이는 일반제조업체에 비해
약 10년가량 뒤진 것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의 직급별 평균 승진년수(대졸기준, 96년
현재)는 행원에서 4급(대리)으로 승진하는데 7년2개월 걸리는 것을 비롯,
4급->3급(차장)에 12년3개월, 3급->2급에 5년4개월 소요됐다.

2급중 일부가 출장소장및 지점장인 현실을 감안하면 은행의 꽃이라 할수
있는 지점장이 되기까지 25년간 은행밥을 먹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점장중에서도 힘꽤나 쓰는 지점장(1급 지점장)으로 등극하려면
6년4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 때는 이미 머리가 희끗희끗해지며 50세를 넘어서게 된다.

삼성그룹에서 부장을 다는데 평균16년 걸리는 것과 비교한다면 승진속도가
절반수준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승진속도는 최근들어 더 느려져 제일은행의 경우 95년도엔 대리까지
평균6년 소요됐으나 96년엔 6년5개월로 더 늘어났다.

인사적체를 풀어보기 위해 명예퇴직제도를 실시해 보지만 이같은 경향은
더 심해졌다.

승진자 평균연령을 보더라도 한일은행 1급부장의 경우 95년 50.2세이던
것이 96년엔 50.5세로 높아졌다.

뱅커들의 노령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상황인 것이다.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