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1일 개설된 원.엔시장이 개점휴업 상태다.

유동성 부족이 가장 큰 이유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원.엔시장은 지난 10월 개설된 이후 시장참여자가
극소수에 불과, 가격기능까지 마비되는 빈약한 상황을 계속하고 있다.

원.엔거래를 위해서는 원.달러및 달러.엔 환율동향을 늘 주시해야 하는데다
달러.엔의 일중 환율변동이 너무 심해 주문의 실행마저 불가능한 상황이
되고 있다.

10월중 거래동향을 보면 23일 9억엔(약800만달러) 거래된 것이 가장 많았
으나 이는 원.달러시장 일평균 거래량인 15억달러 수준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9, 10, 11, 14, 28일 등은 거래량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으며
거래가 이뤄진 8일과 15일엔 각각 1억엔에 그쳤고 17일엔 9,000만엔을
나타냈다.

11월들어서도 1일 4억3,000엔 4일 6억3,000엔 등으로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

외환딜러들은 "원.엔 실수요가 많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인식부족 등으로
기업들이 "원.엔시장"을 기피하고 있다"며 "이는 거래상의 번거로움및
유동성 부족에 크게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그 대신 은행을 통해 원.달러, 달러.엔시장에 참여하면서 이중
거래를 통해 엔화를 거래하고 있다고 외환딜러들은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작단계라서 시장참여자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거래수수료가 낮은 등 잇점도 많은 만큼 원.엔시장 거래
규모는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