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부실기업 판별기준이 수익성 성장성에서 현금흐름 등 단기지급
능력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일부 건설업체들이 꾸준한 매출증가세를 나타내면서도 최근 부도를
내는 등 전통적인 재무분석으로는 거래기업의 부실징후를 가려내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조흥은행은 5일 여신거래처에 대한 부실징후를 조기에 발견할수 있는
"기업 부실징후 평가모델"을 개발,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모델의 특징은 <>운전자금 부족 <>차입금 과다 <>현금흐름의 악화 등
단기지급 능력을 중점 평가하는 것이다.

또 과거 3년간(종전에는 1년간) 재무제표의 추이를 반영하는 등 동태적
분석기법을 도입했다고 조흥은행은 설명했다.

조흥은행은 앞으로 기업신용조사를 할때 이를 바탕으로 부실징후를 별도
평가, 부실징후가 나타나는 경우 여신심사를 강화하고 여신지원도 신중히
하기로 했다.

이경원 조흥은행 여신통할부장은 "최근의 사례로 봤을때 "이익이 얼마나
나는가"로는 기업의 부실징후를 판별할수 없었다"며 "흑자기업이더라도
일시적인 결제자금이 부족해 부도를 맞는 경우가 많았다"고 모델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조흥은행은 과거 부도 발생업체및 정상 거래업체에 대해 이 모델을 실증
분석한 결과 90%이상의 부도예측 적중률을 보여 신뢰성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모델의 총배점은 100점이며 40점이하로 나타나면 부실징후 기업으로
간주된다.

조흥은행의 이같은 새로운 평가모델은 담보위주의 대출관행이 신용대출로
바뀌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제일 외환은행 등도 올해초부터 부분적으로 단기지급능력 위주의
부실징후 평가모델을 적용해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경영능력 <>거래신뢰도 <>환경대응능력 등 비재무항목에
대한 평가배점을 크게 높이는 반면 성장성은 아예 평가항목에서 빼버리기도
했다.

<이성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