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흔히 가전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가전회사라기보다 멀티미디어회사라고 하는게 정확하다.

최근들어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의 비중을 줄이고 차세대 디지털TV
초소형 PC 등의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을 보면 멀티미디어분야 54%, 전자부품 소재 18% 가전 28%로
멀티미디어분야가 절반을 넘었다.

기존의 가전제품으로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멀티미디어와 전자부품소재
분야로 적극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2일 기업설명회에서 앞으로 멀티미디어와 전자부품 소재를
집중 육성, 오는 2000년에는 비중을 각각 59% 26%로 높이겠다는 회사 장기
발전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구자홍 사장은 "오는 2005년에 매출 60조원 경상이익 6%의 세계 4대 전자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며 멀티미디어사업을 신사업으로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차세대 비디오인 DVD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 20인치이상 대형칼라
TV용 모니터인 PDP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판넬) 초소형 PC인 핸드핼드 PC,
디지털 TV 등 첨단제품을 승부사업으로 선정, 사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CD-ROM 드라이버와 모니터, 에어컨, CPT/CDT (브라운관)을 "세계 톱3"
으로 선정, 세계 최고수준의 제품으로 육성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장기계획이 추진될 경우 앞으로 매년 매출이 평균 24%정도 늘어나
오는 2000년에는 25조원의 매출에 경상이익율이 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사업으로 선정된 핸드핼드 PC사업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공동개발
중인데 최근 개발을 완료, 오는 15일 부터 미국에서 시제품이 전시될 예정
이어서 곧 매출로 연결될 전망이다.

상반기중 3조6,769억원의 매출에 352억원의 경상이익과 78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올해 연간으로 지난해보다 14% 늘어난 7조5,000억원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올들어 LG정보통신 주식 100만주를 처분, 1,000억원의 특별이익을 얻어
순이익은 지난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95년 11월 인수한 제니스사는 인터넷 TV 고밀도 TV 등을 내년부터
출시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