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종착역이지만 화려한 패자부활전을 벌여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감원바람에 휘말려 명예퇴직을 당한 전직 샐러리맨들이 대거 손해보험
대리점 개설에 몰려들고 있다.

4일 보험감독원은 손해보험 신규등록건수는 작년말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 8월에만 1,583명을 기록하는 등 작년 월평균 813명의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H건설에 다니다 그만두고 지난 8월부터 대리점을 낸 정규화씨(44.현대
해상 서울약수대리점)는 "공동사무실을 쓸 수 있는데다 손보사에서
일정액을 지원해줘 무자본으로 대리점을 개설했다"며 "웃사람 눈치안보고
능력껏 일해서 좋다"고 말했다.

손보업계는 "보험사외에도 일반직장 금융계 정부기관 등에 다니다가
간단한 자격시험을 거쳐 대리점을 내는 사람들이 급증한다"며 "하지만
연고영업에 한계를 느껴 3개월안에 그만두는 케이스가 실제 절반이나
된다"고 말했다.

작년에도 9,765개 대리점이 문을 열었으나 3,467건이 대리점 폐지를
신고했었다.

S투자금융과 D할부금융에서 임원으로 일하다 지난해 손해보험 대리점에
뛰어든 이형재씨(동양화재 새벌총괄대리점 대표)는 "연고영업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