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폭발적인 수요증가에 힘입어 호황을 누리던 수입차시
장이 7월을 고비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사상 처음으로 1천대를 넘어선 수입차 판매량
은 7월(1천1백22대)을 정점으로 8,9월에는 9백대선으로, 지난 10월에는 다시
7백50여대로 계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차 판매량이 이처럼 줄고 있는 것은 전반적인 국내경기 침체로 자동차
의 절대수요가 감소한 탓에다 과소비 억제풍조 등 최근의 사회분위기와도 무
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외제차가 시중에 흔해지면서 이에대한 수요자들의 호기심이 줄어든
것도 한 요인으로 손꼽힌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단란주점 여주인을
살해한 "막가파" 사건으로 주문이 더욱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 벤츠를 수입 판매하는 한성자동차의 경우 올초만 해도 월평균 1백30여
대씩 팔았으나 지난 8월부터는 판매량이 80여대로 크게 줄었다.

미국 크라이슬러차를 판매하는 우성유통의 경우도 올들어 매월 2백대이상씩
을 판매했으나 10월에는 1백60여대 수준에 그쳤다.

수입차시장에 갑작스런 찬바람이 불면서 해당수입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되
고 있다.

특히 업체들은 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올들어 8백30원대로 치솟아 차 1대를
팔때마다 차값의 7~8%에 해당하는 환차손을 입는 등 수익이 크게 줄었다.

이에따라 영세한 비공식수입업체들의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이미 10여곳이 문
을 닫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입차 판매가 급감함에 따라 올 판매는 당초 예상치인 1만5천여대보다 줄
어든 1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