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연말연시를 즐기기 위한 고급대형연회장 예약은 장소가 달릴
정도로 몰리고 있어 불경기 허리띠 졸라매기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3일 서울 특급호텔과 대형음식점에 따르면 대형연회장 고급음식점의 연말
예약은 이미 거의 끝난 상태다.

예약자는 동문회등 친목단체와 가족모임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기업의 예
약도 예년과 다름없어 불황에 따른 감량경영도 연말의 과소비추세에 맥을 못
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호텔 K부장은 "12월 저녁행사 예약은 이미 지난7~8월부터 본격화 돼 10
월 초순 거의 끝이났다"며 "예년에 다소 여유가 있던 크리스마스대목이나 12
월 말일의 경우도 작년보다 다소 일찍 예약이 들어와 벌써 예약률이 90%를
넘었다"고 말했다.

강남에 위치한 호텔은 강북지역 보다도 예약이 더 활발하다.

인터컨티넨탈호텔은 그랜드볼룸이 기업행사등으로 벌써 1백% 다 동이 났으
며 소규모 연회실만 몇개 남았을 정도.

르네상스호텔도 특별 디너쇼가 준비된 크리스마스이브와 12월31일을 포함,
모든 날에 스케줄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긴축의 목소리가 높은데도 이처럼 연말모임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대부분의
기업과 단체들이 이들 모임을 한해를 마감하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
례로 인식, 연초부터 미리 계획을 마련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시민은 "국민들이 경제가 어렵다는 사회적 분위기에는 동감하면서도 나
만은 괜찮겠지 하는 안이한 의식을 버리지 못한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 장유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