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부터 시판된 비과세 가계장기저축이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예금유치과정에서 무리수를 서슴지 않고 있어 상당한
창구마찰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 등 대부분 금융기관들은 직원들에게 일정액의
비과세 장기저축 유치목표를 할당, 실적을 채우도록 독려함에 따라 직원들은
"1세대 1통장" "대출연계불가" 등의 원칙을 무시한채 경쟁적으로 예금유치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되는 사례는 다음과 같다.

<> 복수가입자 양산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직원들에게 목표계좌수를 할당함에 따라 1사람이
여러 금융기관 상품에 가입하거나 한세대의 여러 사람이 비과세 저축에
가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비과세저축 시판 첫날 은행에 계설된 100만여계좌중 절반이상은
복수가입자나 세대주가 아닌 사람인 것으로 은행들은 추산하고 있다.

복수가입자들이 문제되는건 이들이 과연 가입자격이 있는지를 가려내는
작업 자체가 만만치 않다는데 있다.

복수가입자의 경우 가장 먼저 가입한 통장에 한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걸로 돼 있지만 국세청이 이를 가려내는데 무려 1년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가입자격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사람들과의 창구마찰은 필연적이다.

<> 차명계좌 속출

=실적채우기 목적에서 아는 사람 이름을 빌려온 경우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은행직원들은 일단 가입계좌수를 늘리기 위해 통장당 1만~5만원가량씩
자기돈을 불입하는 방법으로 실적을 채우고 있다.

이는 명백한 금융실명제 위반행위로 두고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 파출수납에 따른 실명확인절차 생략

=많은 금융기관들이 가입실적을 늘리기 위해 영업점 밖에서 통장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실명확인절차가 생략되는 경우가 많아 실명제위반이 속출하고
있는 상태다.

<> 대출 연계

=은행에서는 비과세 저축액 범위내에서만 대출해줄수 있다.

그러나 주택은행 등 일부에서는 "일반대출자격 우선부여"를 내걸고 있는
등 명백한 위규행위를 일삼고 있다.

<> 배당률 하락을 둘러싼 마찰

=은행신탁과 투신사 등은 고객유치를 위해 실적배당형인 가계신탁의
목표배당률을 연13%대 이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배당률도 낮아질게
불가피해 창구마찰이 예상된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