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환 삼환기업 명예회장은 반세기에 걸친 건설 외길인생을 걸어오면서
겪은 체험과 경영인으로서의 철학, 에피소드등을 담은 회고록을 펴냈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 회고록에는
최회장의 청소년 시절에 대한 회상, 건설업에 뛰어들게 된 배경과 3형제의
돌림자를 따서 삼환기업이라는 상호를 만들었다는 설명, 지난 73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중동 건설시장에 진출하게된 일, 박정희대통령과
김재규씨에 대한 추억등 최회장이 회사를 이끌어오면서 겪었던 일과
이면에 얽힌 비화들이 7개장으로 나눠 실려 있다.

해방이후 미군이 발주하는 공사를 맡으면서 건설업과 인연을 맺은
최회장은 수년간 하청업체로서 겪어야했던 수모를 벗어나기 위해
종합건설업체로서 삼환기업을 건립하게됐고 미군공병대원들이 막사 하나를
지으면서 보여준 철저한 기초공사 자세에 충격을 받았던 일을 술회하고
있다.

(2장) 자유당시절 정치깡패였던 이정재의 공갈협박에도 굴하지 않았던
일(3장), 인간 최종환의 신용과 정직을 담보로 인도네시아 고속도로
건설공사에 대한 외환은행의 보증을 받은 일(4장), 5공시절 "청와대
밥값"으로 불리던 정치헌금 일화(7장)등 곳곳에서 회고록의 제목처럼
최회장의 부끄럼없는 경영철학이 소개됐다.

특히 국내 기업총수들이 상당수 연루된 전직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으로
어수선한때 마침 외국에 사는 딸이 전화로 안부를 물어왔을 때 느꼈던
비애와 정경유착의 현실에서 올곧게 기업을 경영하는게 얼마나
힘든일이었는지를 착잡한 심정으로 털어놓고 있다.

최회장은 중동건설 시장 진출당시를 회고하면서 작은 공간만 확보되면
자신의 부단한 개발노력없이 안주하려는 젊은이들을 준엄하게 꾸짖으면서
전문화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항상 공부하고 준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솝우화 한 토막을 인용해 강조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말하는 것처럼 "성공한 기업인"으로 자신이 평가되는것을
꺼려하면서 삼환기업 사가 첫소절 처럼"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고 땅을
굽어 당당한"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는게 가장 자랑스럽다는 말로
끝을 맺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