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일리가 있어 소개한다.
<>어차피 보기
핸디캡 13인 A씨는 언제 어디서나 과감한 스윙을 했다.
그는 페어웨이가 좁건 넓건 드라이버샷을 있는 힘껏 내갈겼다.
"어떻게 그와같이 거침없이 치느냐"라는 질문에 그는 다음 얘기를
했다.
"어차피 보기니까 그렇게 칩니다.
아무리 파를 잡으려고 애써도 보기로 끝날때가 훨씬 더 많은게
주말골프 아닙니까.
내 핸디캡이나 드라이버 거리로 볼 때 설령 티샷이 숲으로 들어가
옆으로 꺼내도 대개 보기로는 막을 수 있읍니다.
드라이버를 환상적으로 쳐도 보기가 나타나고 다소 휘어도 보기라면
겁 먹을 필요가 없죠" 이해가 되는 논리이다.
단 전제조건은 "드라이버 스윙"이 어느정도 잡혀 있어야 하고 일관성
있게 80대 스코어를 내는 실력이어야 한다.
<>위대한 골퍼
이번엔 정 반대 논리.
B씨는 "골퍼에 대한 골프의 놀림"에 통달했음인지 웬만하면 트러블을
피해 나갔다.
페어웨이가 조금이라도 타이트하다 싶으면 클럽을 바꿨고 전방에
연못이나 벙커 등 위험요소가 있으면 안전한 길을 택했다.
"라운드할 때 골퍼들의 주된 생각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스코어를 잘 내는 것? 굿샷을 날리는 것? 그게 아닙니다.
골퍼들은 미래의 자신을 위대한 골퍼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150m의 파3홀에서 실은 4번아이언을 치고 싶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
"위대한 골퍼가 되고 싶지 않느냐"는 속삭임이 들립니다.
"언젠가는 싱글핸디캐퍼가 될텐데 150m-4번아이언이 말이 되느냐"는
속삭임이죠.
"그래, 짧으면 붙여서 파를 잡지".
이렇게 생각하며 골퍼들은 짧은 클럽을 잡고 결국은 스코어를 잃어요.
특히 80대 스코어를 내는 골퍼들에게 이런 경향이 심합니다"
B씨의 주장도 우리들 경험상으로 이해가 간다.
그 정도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골프를 꽤나 연구한 결과일 것이다.
<>자신감과 신념
A씨와 B씨는 골프에 대해 어떤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골프에서의 신념은 고집이다.
신념은 자신의 골프 철학에 달려있으며 그것이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좌우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신념을 자신감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자신감은 연속해서 굿샷을 날렸을때 나타난다.
예를들어 퍼팅의 자신감은 롱퍼트가 계속 붙고 쇼트퍼트는 계속
"뗑그랑" 소릴 낼때 구축된다.
A씨 스타일이건 B씨 스타일이건 고집스럽게 골프를 치는 건 좋다.
그러나 그 스타일의 골프를 굳히기 위해서는 자신감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자신감을 쌓아 가는가.
방법은 두가지.
하나는 스코어가 좋은 쪽의 "고집"을 택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연습"이다.
샷이 좋은데도 허구헌날 90이 넘는다면 그것은 잘못된 고집으로 골프에
농락 당하고 있는 꼴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