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다우지수의 6천돌파는 증시를 "맛있게" 요리하고 있는 미국 경제상황
덕분이다.

미국은 현재 탄탄한 경제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9월 생산자물가지수도 0.2% 상승에 그쳤다.

"인플레없는 완만한 경제성장"이 주식투자자들의 식욕을 왕성하게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수익의 앞날에 더없는 청신호이기 때문이다.

미투자자들의 촛점은 현재 "기업수익"에 맞춰져 있다.

뉴욕증시가 핑크빛 무드를 지속하느냐 여부는 기업들의 3.4분기(7월-9월)
순익 결과에 달렸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었다.

미국상품의 가격경쟁력을 꺽는 달러강세와 매출증가의 한계도달로 이제
기업들의 이익도 하향세로 돌아설 것이란게 대체적인 견해였다.

미 조사기관인 IBES가 분석한 기업들의 3.4분기 순익전망도 전년동기대비
"5% 감소"였다.

더욱이 현재 뉴욕시장의 평균 주가수익율은 19로 적정수준 상한선이라는
20에 바짝 다가서 있다.

주가수익율은 주가를 최근 12개월동안의 주당 이익으로 나눈 수치.

따라서 지나치게높을 경우 과대평가됐다는 뜻이다.

그만큼 주가하락의 위험이나 가격변동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3.4분기 영업성적낙제점을 받는 기업들이 줄줄이 나올 경우
주가는 또한번 "폭락"이라는 잔인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마음
을 졸이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간판급 기업들은 이날 이런 투자심리를 멋지게 반전시켰다.

미 3대 자동차업체인 크라이슬러와 세계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일제히
3.4분기동안 사상 최고의 순익기록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다우지수를 6천위로
밀어올린 것이다.

그러나 뉴욕증시의 앞날이 쾌청한 것만은 아니다.

"인플레"라는 먹구름이 어른거리고 있다.

9월 PPI는 매끄럽게 넘어갔지만 물가상승 압박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물가의 주요변수인 유가(WTI기준)는 이날 베럴당 25.62달러로 걸프전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율은 5.2%로 선진국으로서는 "사실상" 완전 고용상태에 있다.

여기에 시간당 임금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인플레곡선을 들먹이게 하고
있다.

인플레라는 기둥이 무너질 경우 미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이사회)은 금리를
올릴테고 주가하락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증시가 무너지면 베이비붐 군단이 대거 이탈하면서 주가붕괴의 시나리오도
생각할수 있다.

미 증시의 "포스트 6천"은 현재의 "인플레없는 안정적 경제성장" 구조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운명이 판가름 날 것이란 전문가들의 지적도
여기에 근거하고 있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