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난이 심각해지고 여성운전자들이 늘어나면서 자동변속기(오토)차량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93년만 해도 전체 승용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자동변속기 차량의
비중은 28.4%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46.9%로 높아졌다.

올해는 이 수치가 55%선까지 올라갔다.

자동변속기 차량의 최대 장점은 편리성, 전.후전으로의 기어조작이
수동변속기 차량에 비해 간단하고 특히 주행중 별다른 변속조작없이
고속주행에서부터 정차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동변속차량의 경우 레버 조작이 전혀 필요없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초보운전자들 가운데는 출발하거나 주차할 때를 빼놓고는 변속기를
전혀 조작하지 않는 사람이 많으나 자동변속기의 구조와 운전방법을
알아본다.

자동변속기 차량도 변속기를 제대로 사용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초보자의 자동변속기 연습

자동변속기 차량을 처음 몰아보면 "D"는 물론 "L" "2(또는 3)" 등 모든
레버에서 출발해볼 필요가 있다.

각 위치에서의 출발이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자동변속기는 과부하가 걸려 고장나지는 않는다.

운전자가 잘못된 조작을 해도 그것을 커버할 장치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우선 "D"는 기본적으로 전체 속도 영역을 커버하기 때문에 실제
주행을 할때는 어떤 어려움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방법에 따라서 가속감이 상당히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액셀러레이터를 천천히 밟으면 빠르게 변속돼 그에 따른 가속변화는
적게 나타난다.

반면 큰힘으로 빠르게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기어에서 충분한 구동력을
갖고 변속되므로 가속력이 좋다.

<>풋브레이크 과용 금물

차량 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엔진 브레이크다.

엔진 브레이크를 이해하지 못하고 운전을 한다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수동변속기 차량을 모는 운전자들은 대부분 이 개념을 이해하고 있지만
자동변속기 차량 운전자들 가운데는 "내 차에는 엔진 브레이크가 처음부터
없었다"고 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엔진 브레이크는 장치가 아니라 변속기를 낮은 단으로 내려 브레이크의
효과를 내는 것을 말한다.

수동변속기나 자동변속기나 똑같이 해당되는 말이다.

특히 대관령같은 긴 언덕길이나 급커브가 많은 곳에서는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D"로 운전하고 있었으며 "2(또는 3)"로 운전했다면 "L"로 바꿔주는
식이다.

무작정 레버를 "D"에 놓고 운전하다 보면 브레이크 패드가 과열돼
풋 브레이크가 전혀 말을 듣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대형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엔진 브레이크를 충분히 듣게해 풋 브레이크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풋 브레이크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무리한 레버조작은 위험

그렇다고 무리하게 레버를 조작해서도 위험하다.

고속 주행과 코너링에서는 무리하게 낮은 단으로 변속해서는 안된다.

코너링 도중 기어를 낮은 단으로 내리면 구동바퀴 잠김현상이 발생해
생각지 않은 위험이 생길 수 있다.

또 아무리 안전하게 변속을 해줬다해도 언제든지 변속한 순간에
차량의 자세가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코너링하기 직전 직진상태에서 변속기는 낮춰줘야 한다.

내리막을 만나서도 반드시 레버를 한단 내려주는 것도 습관화돼야 한다.

< 김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