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를 차단하라"

컴퓨터는 물론 일반 가전제품 등에서도 몸에 해로운 전자파가 나오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전자파 차단제품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콘센트 이동전화케이스 안경 등에서부터 벽지 속옷에 이르는 갖가지
제품에 전자파차단기능이 첨가되고 있다.

컴퓨터 가전 등 일부고기능 제품의 광고문구로 오르내리던 전자파차단
기능이 일반전기 생활용품으로까지 급속 확산되고 있는 것.

이로인해 최근에는 각종 전자파 차단제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전문
매장까지 생겨나고 있다.

통신판매나 백화점 등 일부 유통업체에서나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옛날
일이 되고 말았다.

전자파차단제품 개발은 콘센트 차단밴드 금속카드 등 전기관련용품,
의류 안경 매트 벽지 등 생활용품등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주)배스가 운영하는 전자파백화점(736-8874)은 이들 제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국내최초의 전자파차단제품 매장.

이 백화점은 자체개발한 것과 수입품 등 모두 17가지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전자파백화점의 대표적인 상품은 배스가 개발한 전자파흡수기.

이는 콘센트겸용품으로 전자파를 원천적으로 막아준다.

"이 콘센트에 전원을 연결해 사용할 경우 모든 전자제품의 전자파
방출량을 90%정도나 줄일 수 있다"는게 배스측의 설명이다.

가격도 7만원으로 다른 제품에 비해 저렴하다.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의류도 인기를 끌고 있는 품목이다.

양복조끼 등산조끼 앞치마 점퍼 속옷 등에서 전자파 차단제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들 의류는 일반천과 구리로 만든 차폐천(실드론)을 옷감사이에 넣어
전자파를 차단한다.

배스는 "이들 의류제품은 전자파를 99%까지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전자파 차단품목을 청바지 청조끼 가죽조끼 커튼 등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전자파백화점은 안경제조업체 OGK가 개발한 컴퓨터보안경도 판매하고
있다.

이 안경은 인체에 해로운 자외선 적외선을 차단하고 눈부심의 원인이 되는
청광을 흡수해 눈의 건강을 지켜준다.

전자파를 차단하기 위해 일반 안경렌즈에 수막코팅 하드코팅 등
여섯차례나 코팅해 만들었다.

이밖에 손목시계 이동전화 등에 부착해 사용하는 동전만한 크기의 시그마
베스트, 투명지구의 모양의 시그마베스트월드, 전기장판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막는 매트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배스는 앞으로 철을 산화시킨 페라이트라는 소재를 이용, TV케이스 보안경
등도 자체개발할 방침이다.

넥타이제조업체 가구업체 등도 독자적인 전자파 차단제품을 자체개발,
시장에 내놓고 있다.

보아스상사는 폴리에스테르섬유에 니켈 구리 등을 코팅한 원단으로 만든
전자파차단 넥타이를 선보였다.

세비통상도 컴퓨터모니터의 옆면과 뒷면에 밴드를 부착해 전자파의 양을
줄일 수 있는 전자파차단밴드를 개발, 시판중이다.

동아산업은 특수재질의 합성금속을 이용해 만든 전자파차단 금속카드를
상품화했다.

이 제품은 유해전자파를 카드내로 집중시켜 없애버린다.

휴대가 간편하고 제품수명도 영구적이다.

내년 7월부터는 전자파방출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컴퓨터 등 일부품목에서 자동차 등으로 전자파방출 기준이 적용되는
품목이 대폭 늘어난다.

컴퓨터 이동전화 자동차 형광등 방송수신기 등 웬만한 전기.전자제품은
앞으로 이 기준을 지켜야만 판매될 수 있다.

문제는 이같은 법적인 규제만이 아니다.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또한 계속 높아질 것이다.

법으로 규제되지 않는 품목이라하더라도 전자파를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전자파차단제품의 개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 같다.

< 장규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