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에도 불구, 군사력 증강을 계속하면서 공군전투기와
해군함정의 상당한 전력을 전진배치시켜 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북한은 최근 핵무기 보유직전 단계에 도달했으며, 이와는 별도로
60년대 초부터 화학무기 개발에 주력, 현재 수포성.신경성.혈액성.최루성
등 다량의 유독가스를 생산,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가 4일 펴낸 "1996-1997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군은 총
1백5만5천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만5천여명이 늘어났으며 잠수함은
지난해의 26척에서 35척 (자체건조한 소형잠수함 9척 포함)으로 9척이
늘었다.

공군의 경우, 총 항공기수는 1천6백40여대로 지난해와 같지만 지난해
10월 4백20여대 이상의 전투기.폭격기.수송기.헬기 등을 재배치시키면서
1백여대의 항공기를비무장지대에 인접한 3개 전방 예비기지로 전진
배치했으며 이중 IL-28 폭격기 20여대는 태탄으로 전진배치돼 서울
도달시간이 종전 30분에서 10분으로 줄어들었다.

또 MIG-17기 80여대를 누천리, 구읍리로 전진배치시켜 6분이면 서울
공격이 가능해졌다.

1천6백40여대의 항공기는 MIG-23/29 등 최신예 전술기 60여대를
비롯하여 주력기종인 MIG-19/21, IL-28, SU-7/25 등 4백60여대,
MIG-15/17계열 3백20여대, AN-2기를 비롯한 지원기 5백10여대 및 헬기
2백90여대로 구성돼있다.

군 관계자는 "이같은 배치조정은 구형기인 MIG-17기로 1차 공격을
감행한 뒤 MIG-21, SU-25 등 주력기로 2차 공격을 가하는 전술을 구사할
의도에서 이뤄진 것으로보인다"고 말했다.

지상군의 경우 장갑차는 총 2천8백대로 2백여대가 늘었고, 야포는
1백50여문이 증가된 총 1만1천여문이며, 정규군단이 없던 후방지역
1개도의 지구사령부를 군단으로 증편, 각도별 방어체제를 구축했다.

해군은 함정이 총 7백90여척에서 8백여척으로 늘어났다.

이들 함정은 경비함.유도탄정.어뢰정.화력지원정 등 수상전투함
4백30척, 잠수함 35척, 상륙함, 고속부양정 등 지원함 3백35척으로
구성돼있으며 이중 60%의 함정이전방지역에 배치돼있다.

북한은 이와함께 사정거리 1천km 이상인 노동1호를 개발, 시험발사에
성공한 데이어 사정거리 2백50km 이상되는 SA-5 지대공 미사일을 20기나
보유하고 있으며, 사정거리 50-70km의 FROG-5/7 로켓, 1백70mm 자주포,
2백40mm 방사포를 보유, 수도권 지역까지 사격이 가능해졌다.

한편 북한은 이미 합의된 핵사찰 재개거부,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핵심시설에 대한 접근 금지 등 핵투명성을 철저히 차단한 가운데 핵연료
확보에서 재처리에 이르는 일련의 핵연료 주기를 완성, 핵무기 보유직전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그러나 고도의 정밀한 기술을 요구하는 기폭장치 및
운반체 개발문제 등으로 인해 핵무기의 완성 및 보유여부는 확실치 않으며
다만 여러 정보에 비춰 핵무기 1-2개 제조 분량의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가능성은 농후하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북한은 화생방 작전능력 강화를 위해 연대급까지 화학소대를
편성, 운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화학무기 투발수단을 보유, 유사시
전.후방을 동시에 화학무기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북한은 이와관련, 화학작용제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8개의 화학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물학 무기를 배양 생산할 수 있는 시설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