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등 국내중공업계가 국내의 고비용애로를 피해 해양설비 등
해외에서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를 국제 분업방식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브라질 브라스오일사로부터 4억달러에 수주했던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설비(FPSO)프로젝트를 미국과 인도 중국 업체들에
각각 재발주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노후 유조선을 원유 생산 및 저장설비로 개조하는 것이다.

현대는 이 프로젝트의 기본설계를 미국 테트로머린사에, 상세.생산설계는
인도 TPPL사에, 본체 개조 및 수리작업은 중국 산해관조선소에 각각 나눠
맡겼다고 밝혔다.

이들 해외 재발주 물량은 전체 프로젝트의 90%에 해당하는 것이며 현대
중공업은 공사관리 및 진행과 주요 기자재 설치 등 의장작업만 수행하게
된다.

현대는 수주한 2척중 1척을 이미 중국에 보내 개조작업에 들어갔으며
나머지 1척도 점검을 마치는 대로 중국에 보낼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의 고비용 저효율구조로는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돼 국제 분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국 설계회사 인력의 경우 기술력과 생산성은 국내보다 높으나 인건비는
오히려 국내보다 저렴하다고 현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인도와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은 이미 중공업업계의 평균수준에 올라와
있으며 인건비의 경우 국내의 20분의 1수준인 월 10만원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2만9천여명의 임직원을 보유하고 지난해 4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현대
중공업은 매출액대비 인건비 비중이 약16%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대우중공업은 지난 5월 인수한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가 본격
가동되는 올연말께부터 동유럽 지역 대형 조선소들에 신조 선박 일감을
나눠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설립한 태국 마타부트 석유화학공단의 플랜트 설비
생산공장이 수주한 석유 및 가스저장탱크 프로젝트를 현지 업체와 분업
생산할 계획이다.

< 심상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