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대중화를 위해 설립된 한국체육진흥(주) (구 하나스포츠)이 출범
2년이 넘도록 대중 골프장을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골프계 인사들은 정부주도로 시행하게 된 대중 골프장
조성사업이 신설 골프장에 재정적 부담만 안기고 실제 골프 대중화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체육진흥(주) (대표 김덕영)은 은화삼 자유 송추 우정힐스CC 등
9개 신설 골프장들이 대중 골프장 조성비로 예치한 213억여원을 근거로
설립된 반관반민 성격의 대중 골프장 추진기업.

대중 골프장 증설을 통한 골프 대중화가 목적이며 "체육시설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에 존립근거를 두고 있다.

한국체육진흥은 지난 94년 8월8일 창립총회를 가졌으므로 현재 출범
2년이 넘었다.

그러나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하거리에 골프장 조성부지만 확보한채
착공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다.

부지가 확보되었어도 앞으로 착공까지는 국토이용계획변경 환경영향평가
사업계획승인 등 절차가 남아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착공시기가
불확실하다.

한국체육진흥측은 현재 확보한 부지를 체육시설로 국토이용계획변경을
추진중인데 이 단계에서 인근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것이 해결된다 해도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또다시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한 점으로 미루어 착공시기는 빨라야 내년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체육진흥에 대중골프장 조성비를 납부한 9개 골프장중 7개 골프장은
이미 개장.운영중인 사실에 비추어 보아도 대중골프장 착공지연에 따른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같다.

골프장당 30억원이상의 조성비를 낸 이 골프장들은 대중 골프장
조성지연으로 길게는 10년동안 원금에 대한 과실을 거둬들이지 못하게
됐다.

또 이 9개 골프장외 다른 8개 신설 골프장들이 낸 대중 골프장
조성사업비가 현재 200억원 가량 적립돼있어 "제2의 한국체육진흥"
출범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런데도 본보기가 되어야 할 한국체육진흥이 사업목적인 대중 골프장
건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지지부진하자 입법취지와는 동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년에 하나꼴로 대중 골프장을 조성해 가지고 어느 세월에 골프
대중화를 하겠냐는 뜻이다.

이에대해 전웅수 한국체육진흥전무는 "한국체육진흥이 비록 공공성을
띠고는 있으나 엄연히 민간기업이다"고 전제, "최근의 님비현상에서
보듯 대규모 공사를 일방적으로 밀어부칠수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특히
지자제가 실시된 이후 더욱 그렇다"며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한국체육진흥은 출범당시 5명의 직원이 있었으나 현재는 13명이
근무하고 있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