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지난 89년 정주영당시그룹회장의 방북이후 처음으로 최근
사업조사단을 비밀리에 북한에 파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3일 재계와 관계당국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써비스의 차정식전무 등
3명으로 구성된 사업조사단은 지난달말부터 1주일가량 북한을 방문, 화차
객차 등 철도차량의 임가공방안을 협의했다.

이는 현대가 정회장방북당시 북한측과 철도차량 수리조선 금강산개발 등
3개사업추진에 합의하고도 남북관계악화 정회장대선출마 현대제재분위기
등에 따라 사실상 중단한 대북사업을 7년여만에 재개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풀이하고 있다.

대우그룹이 남포공장을 지난 19일부터 본격 가동하고 LG그룹이 컬러TV
임가공에 성공하는 등 다른 그룹들의 대북사업이 상당수준 진척된 것과는
달리 북한사업에서 성과가 없었던 현대는 이번 방북조사단 파견을 계기로
북한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방북한 사업조사단은 철도차량임가공외에 원산에 수리조선소를
세우는 방안도 일부 협의했으나 금강산개발사업의 경우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판단, 거의 논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방북결과를 바탕으로 조사단을 조만간 북한에 다시 파견, 회차
객차 등의 임가공추진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허귀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