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환, 오명섭, 김훈, 양희진이 누구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요즘 과천경마장을 찾는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말 들이다.

이런 의문을 갖게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달 14일 데뷔전을 치러 기수경력이 불과 2개월이 채 안되는
제17기 신인기수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 기간동안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5승을 기록,
벌써부터 소속 조교사들에게 사랑을 받고있는 "신인기수 돌풍"의
주인공들이다.

17기기수들은 데뷔 첫날 양희진 기수가 첫 승을 신고하더니 일주일
뒤인 20일 권진환 기수가 동기생 이영우 기수와 나란히 1,2착으로 골인,
복승식 사상최고의 배당인 2,926배를 터뜨려 과천경마장을 한때 술렁이게
했다.

이때부터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라 경마팬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6명의 17기신인기수중 특히 권진환 오명섭 김훈 양희진 등 4명의
기수들이 거둔성적은 29일 현재 1착 5회, 2착 8회 등 평균 19%대를
웃도는 연대율 (2등까지 들오올 확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이 이 좋은 성적을 거둠에 따라 17기 전체의 연대율도 12%대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16기 선배들의 동기대비 연대율이 10%를 밑돌았다는
점을 비교할때 "신인기수 돌풍"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특히 권진환 오명섭 기수는 하루평균 2,3회씩 경주에 출전, 수득상금만도
1천만원 웃도는 등 소속조의 주력멤버로 부상하고 있다.

경마전문가들은 "신인기수 돌풍"의 배경을 이들의 기승자세에서 찾고
있다.

채찍을 비스듬히 때리는 선배기수들과는 달리 신인기수들은 90도
각도로 위에서 내리쳐 달리는 말에 부담이 덜 가게 한다고 분석했다.

일본형에서 유럽형으로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레이스 유형도 3코너까지는 몸을 아꼈다가 4코너를 돌면서 전력
질주하는 방식을 택하는 등 기본기가 제대로 갖춰졌다는 평이다.

경마 예상전문가 양대인 씨는 "이번 신인기수들은 혼전양상이
펼쳐지더라도 자신의 페이스대로 침착하게 레이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인기수 탄생되기까지는 2년여의 시간이 걸린다.

기수후보생에 선발되면 마술학, 마학, 일반학, 법규, 교양 등 19개
정규과목과 마필관리 실무를 이수해야한다.

이기간중 후보생 전원은 기수양성소에서 2년간의 교육을 받는다.

이후 기수 수료식을 마치고 조교사와 정식 기승 계약을 맺고 나면
비로서 경주에 출전하게 된다.

신인기수는 30회 기승전까지 1.700m 이상경주, 신마경주, 야간경주,
대상경주, 특별경주에는 출전하지 못한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