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에서 일하던 보험설계사들이 손해보험 쪽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설계사들이 내실경영을 위해 조직 통폐합을
단행하는 생명보험사를 떠나 자동차보험등 보험영업이 손쉬운 손해보험사로
옮겨가고 있다.

생명보험 설계사의 손보사 이직자는 지난해 월평균 60명에 달했으나
올 상반기 월평균 103명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지난 7월엔 188명에 달했을 정도로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손보사로 옮기기 위해 생활설계사가 생명보험협회에 신청한
자격말소 현황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다.

여기에 생보사에서 손보사 대리점등으로 이동해 통계에 잡히지 않은 인원과
비공식적으로 옮긴 인원을 합칠 경우 생보에서 손보로 유출된 설계사는
지난해에만 1,000명이상이 될 것으로 보험업계는 추정했다.

생명보험의 경우 설계사 수당이 가입 6개월안에 집중돼 있는데다 암보험
등 보장성보험의 판매가 한계에 달해 생활설계사들이 활동후 1년뒤부터
영업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

반면 손해보험은 가입자에게 접근이 쉬운 자동차보험과 장기운전자보험을
내세워 연금보험 등 생명보험형 장기성보험을 대거 팔면서 설계사 대우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손보사에서 일하는 설계사의 월평균 소득(수당.수수료)은
80만원으로 1년전 58만원보다 22만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생명보험협회는 손보업계의 대대적인 스카웃 바람으로 생보모집인력의
관리가 힘들어지자 최근 손해보험협회에 생.손보간 부당스카웃 방지를 위한
제재범위확대및 제재금 인상을 요청했다.

생보협회 신이영이사는 "현행 협정에는 생보사를 그만둔 뒤 1년안엔
생보협회 승인없이 손보사로 옮겨갈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제재내용이
미약이 협정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