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외딴 길에서 느닷없이 자동차가 고장났다고 하자.

그만큼 난감한 일도 없을 것이다.

나름대로 정비능력을 갖고있는 운전자라면 별 문제될게 없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한게 현실이다.

요즘 오너들은 워셔액도 스스로 주입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후드조차 열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자랑삼아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여성운전자들의 경우엔 특히 더 심하다.

흔히 있을 수 있는 간단한 고장의 원인과 대응법을 소개한다.

<> 주행중에 이상한 냄새가 날때

주행중에 차내에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난다면 고장을 의심해야 한다.

고무 타는 냄새가 날 경우 전기 계통의 누전이 그 원인이다.

이때는 배터리 케이블을 떼어놓고 냄새나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배선을 조사해 타거나 벗겨진 부분이 발견되면 응급처치로 절연테이프로
감아주고 벗겨지기 쉬운 곳을 테이프로 감아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켜
준다.

오일 타는 냄새가 나면 즉시 주행을 멈추고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데 우선
유압계와 수온계를 확인해야 한다.

무리하게 주행할 경우 엔진을 못쓰게 만들 위험이 있다.

이 냄새의 원인은 대부분 엔진 오일 부족으로 엔진 마찰부에서 오일이
타거나 오버히트로 인한 것이다.

주행중 달콤한 냄새는 부동액이 샐 때 난다.

달콤한 냄새가 나면 냉각계통에 이상이 있는지 살펴보고 응급처치를 한다.

<> 주행중 이상한 소리가 날때

제동할 때마다 발 언저리에서 "끼익"하는 소리가 나는 것은 브레이크
라이닝이 닳아 그럴 경우가 많다.

그대로 방치하면 제때 제동할 수 없어 큰 위험에 빠진다.

브레이크 라이닝을 갈아야 한다.

운전중 "덜커덩"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흔들리면 현가장치의 쇼크업소버가
고장난 것이다.

쇼크업소버는 차의 스프링이 신축될 때 적당한 저항을 주어 차를 지탱하고
노면을 달릴 때 안전성을 유지시켜 준다.

주행중 핸들을 돌릴 때마다 "삐익"하고 철대문 닫히는 소리가 날 때는
스티어링 기어박스나 핸들에 결함이 생긴 것이다.

보닛쪽에서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면 팬 벨트가 느슨해진 것이다.

바로 엔진 시동을 끈 다음 너트를 돌려 조여주면 이 소리가 나지 않는다.

팬벨트를 느슨한 상태로 그대로 두면 엔진 과열과 배터리 방전의 원인이
되고 나중에는 시동도 걸리지 않게 된다.

<> 라디에이터의 물이 샐때

냉각수의 부족은 냉각수의 증발로 인한 원인 이외에도 라디에이터가 새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라디에이터는 냉각효과를 높이기 위해 많은 구리 파이프와 냉각 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격을 받거나 무리한 힘을 받았을 경우 혹은 기계적인
자연 현상으로 물이 새게 된다.

물이 새기 시작하면 그 틈이 커지기 전에 응급처리를 해줘야 한다.

흔히 사용하는 방법인 비닐 테이프 헝겁으로 감싸는 방법은 아무 소용이
없다.

껌은 녹아버려 효과가 없다.

가장 좋은 재료는 밥풀인데 밥풀을 잘 으깬 다음 라디에이터의 물이 새는
부분에 밀어 넣어 메워 준다.

밥풀은 라디에이터의 높은 온도 때문에 곧바로 말라 붙어 한동안 별탈
없이 달릴 수 있다.

<> 셀프 모터가 작동하지 않을때

셀프 모터가 돌지 않아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대부분 배터리에 힘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을 체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헤드라이트가 희미하게 켜지고 클랙슨 소리에 맥이 없다면 배터리에 힘이
모자란다는 증거다.

셀프 모터를 돌리려면 아주 큰 전력이 있어야 하므로 배터리의 힘이 이
정도라면 설령 모터가 돌더라도 두세번 돌고는 그만 멎어 버린다.

이럴 경우 다른 차와 자기 차의 배터리를 부스터 케이블로 이어 셀프
모터를 돌려야 한다.

엔진이 걸린 뒤에는 일정거리를 충분히 달려 충전을 시켜야 한다.

<> 시동이 저절로 꺼질때

신호 대기중이거나 차를 세워 놓았을 때 시동이 저절로 꺼지는 경우가
있다.

그 한가지 원인이 점화계통의 불량이다.

점화플러그에 연결된 2차 코드가 느슨해져 전기누전이 일어나게 되는데
엔진의 저회전 상태에서 엔진이 서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비포장 도로나 험한 길을 달려 차체가 충격을 받았을 때
플러그와 연결된 2차 코드의 금속부분이 느슨해지거나 빠져버려 일어난다.

이럴 경우 차를 한가한 곳으로 옮겨 2차 코드의 플러그와 디스트리뷰터에
연결된 금속부분을 뽑고 각각 점검해 녹이 슬었나 금속부분이 느슨하게
벌어졌는가를 점검해 수정해 주면 된다.

<> 엔진이 잘 걸리지 않거나 힘이 뚝 떨어질때

엔진이 갑자기 잘 걸리지 않거나 차의 힘이 두드러지게 약해지고 기름
소모만 늘어나는 현상은 대부분 디스트리뷰터의 불량으로 인한 것이다.

포인트의 조정은 브레이크 암이 가장 많이 벌어지는 상태에 놓고 게이지로
조정하는데 눈으로 대충 재는 것은 피해야 한다.

1만5,000~2만km 주행후에는 교환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 이전이라도
포인트의 접속 부분이 마모됐을 경우는 바꿔 줘야 한다.

<> 브레이크를 밟을때 핸들이 한쪽으로 치우칠때

직선도로 주행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핸들이 한쪽으로 쏠리는 경우가
있다.

고속주행을 하다가 제동을 하려 할때 핸들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제동시 핸들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은 대부분 앞뒤 또는 좌우바퀴의 라이닝
간격이 틀리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공기압을 체크해 바로잡고 휠 얼라인먼트를 잡아주면 제기능을 회복하게
된다.

<> 엑셀러레이터를 밟아도 가속이 안될때

엑셀러레이터를 밟아도 평소와 같이 가속이 잘 되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
들면 클러치 디스크를 교환해 주어야 한다.

<> 머플러에서 흰 연기가 날때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아주었을 때 머플러에서 하얀 연기를 내뿜는 경우
에는 엔진 오일의 소비가 비정상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엔진 오일은 리터당 1,000km 정도를 주행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므로 리터당 500km 정도밖에 주행하지 못한다면 정비공장에 가서
점검을 받아야 한다.

<김정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