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맥주시장에 대지각변동이 왔다.

15일 증권감독원에 제출된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지난 상반기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 40여년간 국내맥주시장의 최대강자로 군림해온 OB맥주의
매출액이 2위업체인 조선맥주에게 크게 뒤진것으로 나타났다.

OB맥주의 지난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9% 감소된
1,767억7,200만원을 기록한데 반해 조선맥주는 21.5% 증가한 1,941억
3,000만원에 달했다.

OB와 조선맥주의 매출액차이는 무려 2백억원으로 벌어졌다.

OB는 매출액감소로 지난 상반기중 66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적자규모는 지난해의 1,188억원을 훨씬 넘어설
전망이다.

조선맥주는 지난상반기중 41억8,0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OB가 40여년간 지켜온 선두자리를 조선맥주에게 넘겨준데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주류역사에 기록될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OB가 2위업체로 물러난 것은 지난 93년 조선맥주의 하이트돌풍과 94년
진로가 맥주시장에 진출하는등 시장상황이 악화된데다 신제품개발을
게을리한 자충수까지 겹친 탓이라는 분석이다.

< 서명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