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주택명문의 하나로 손꼽히는 건영의 몰락은 장기적인
부동산경기 침체, 주택사업의 무리한 확장, 계속된 악성루머로 인한
자금경색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회사를 회생불능의 상태로 몰아넣은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주택경기의 급냉에도 불구하고 택지과다보유 <>울며겨자먹기식
분양 <>미분양발생 <>자금경색의 악순환은 주택사업의존도가 높은 건영에
치명타가 됐다.

91년 이후 해마다 1만여가구 아파트의 분양계획을 세웠다가 절반도
분양치못했으며 현재 1천5백여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이처럼 경영이 악화되자 최근 전체직원의 30%에 달하는 4백여명의
임직원을 감원시켰을 정도다.

건영은 우선 부동산경기가 91년 5월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주택사업중심의 사업구조조정에 실패했다.

서울방송(SBS)지분 5%를 확보하고 신세기통신에 지분 참여하는등
90년대 들어 통신사업 금융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했으나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주택사업분야가 전체매출의 80%를 넘어서고있는데서 이를 알수있다.

건영의 또다른 결정적 실책은 주택사업의 지속적인 확장이다.

건영은 수도권신도시 사업이 끝난후 주택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섰음에도
주택사업을 확대했다.

실제로 "1광역자치단체당 1개건설업체"를 목표로 건영건설 건영개발
건영토건등 전국에 8개의 건설관련 자회사를 설립, 운영해왔다.

콘도등 레저사업을 주목적으로 하던 건영글로리도 최근에는 주택사업에
뛰어들 정도였다.

해당 지역의 택지를 원활히 확보하기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 자회사가 택지를 확보하면 할수록 경영상태를 더욱
나빠져갔다.

도심한가운데 알짜배기 땅이 아니고는 지방에서의 미분양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건영을 수렁으로 밀어넣은 결정적 요인은 지난해말부터
이어진 부도설이었다.

건영은 적자경영이 계속되자 보유한 땅과 주식등을 팔고 유통부문을
처리하는등 자구책에 나섰으나 부도위험에 처한 건영의 보유재산을
선뜻 팔리지않았다.

이처럼 건영이 벼랑에 몰리자 건설교통부는 경기도 광주의 토지공사
분양땅을 계약해지토록 해주고 이를 수원영통의 택지분양잔금으로
상쇄토록하는등 지원책을 강구해주었으나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 김철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