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30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은 우리 경제가 "추락중"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동안 경제계 일각에서 제기된 경제위기설에 대해 정부는 각종 성장지표를
들어 "위기가 아니다"고 강변했으나 이제 그 지표들마져 위기의 단면들을
드러내 주고 있다.

상반기중 줄곳 80%이상을 기록하던 제조업평균가동율이 70%대로 뚝
떨어졌고 산업생산증가율은 2년4개월만에 가장 낮은 3.8%를 기록했다.

재고는 91년 9월(20.3%)이후 약 5년만에 가장 놓은 수준까지 올라 있다.

경기순환측면에서 보면 본격적인 불황국면을 알리는 신호들이다.

특히 우리경제의 건강함을 가장 잘 보여 줬던 고용상황조차 경보주의보가
울렸다.

올들어 지난 4월까지 1.9%를 기록했던 실업률(계절조정치)은 5월에는 2.0%,
6월에는 2.2%까지 올랐을 정도다.

문제는 이같은 저성장의 징후들이 국제수지악화와 고물가라 상황속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경상수지는 지난 상반기 적자폭이 92억9천만달러로 반기기준 사상최대치를
기록한데 이어 물가상승률도 벌써부터 연간 억제목표선(4.5%)를 육박하고
있다.

경상수지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7월중 수출증가율(25일 현재까지)이 마이너스 6.9%를 기록하는등 무역수지
적자폭도 사상 "최악"의 상황이다.

정부는 당초 성장 경상수지 물가등 거시경제의 세마리 토끼를 다잡지 못할
경우 성장지속만으로라도 정면 돌파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제 성장도 자신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당황한 정부는 이에따라 긴급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대책은 조만간 확정, 발표되겠지만 그동안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고비용
저효율구조 타파라는 중장기적 처방을 강조해 온게 정부의 입장이어서 이번
대책에 어떤 내용들이 담겨져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물론 국내업체의 기계수주나 해외에 발주한 기계류 수입승인이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경제전체가 완전히 "암흑천지"가 아니긴 하다.

하지만 생산과 출하, 수출둔화가 더 지속된다면 투자지표마저 곤두박질
칠것은 자명한 이치다.

결국 지금의 우리경제 모습은 하기에 따라선 다시 살아날수도, 더욱 급격히
꺽일수도 있는 "분수령"인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도 재계도 이같은 상황인식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중.장기적인 대책들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부추키기
위한 단기대책들도 어느정도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