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지난 88년수준인 800선으로 되돌아갔고 실망한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주식 발행을 통한 기업들의 국내외 자금조달은 급감했고 정부의 민영화
정책 역시 심각한 장애에 부딪쳐 있다.
최근에는 자금시장의 불안까지 겹쳐 가뜩이나 부진한 경기흐름과 함께
기업경영 환경을 급속히 악화시키고 있다.
더 늦기전에 중산층의 여유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일수 있는 세금우대증권
저축등 획기적인 수요진작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증권투자자들의 시장 이탈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대우증권의 김서진 전무는 최근의 증시를 "예탁금이 신용거래를 밑도는등
이미 부도가 난 상태"로 진단하고 있다.
김전무는 "최근에는 주변에서 증권 이야기를 하는 사람마저 끊어졌다"며
중산층의 증시 기피현상을 우려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상장기업들의 자금조달도 급감하고 있다.
증감원에 따르면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액은 상반기중 전년동기 대비
2조1천억원이나 줄어들어 1조5천억원대로 내려앉았다.
국내주가에 연동되어 있는 해외자금 조달도 부진해 기업들은 상반기동안
전년동기 대비 6천만달러나 줄어든 해외자금을 조달한데 그쳤고 그나마
지급이자등 발행조건이 크게 나빠졌다.
정부 역시 1년내 상장을 조건으로 매각했던 한통주를 2년이 지나도록 상장
시키지 못하고 있고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위한 공기업 민영화 조치는 일정
조차 잡지 못해 재정확보도 용이하지 않은 상태이다.
한진투자증권의 유인채전무는 "증시는 이미 자생력을 상실한 상태"라고
진단하고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결단해 주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산층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세금우대 증권저축의
부활등 실질적인 유인정책(Pump Priming Policy)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인기 증권거래소 이사장은 "세금 우대에 따른 세수부족 문제는 증권
거래량의 증가로 충분히 커버될 것"이라며 확대 균형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세금우대 증권상품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박청부 증관위원장은 "상장기업들도 자기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배당의 현실화, 기업내용의 투명한 공개등을 통해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주식을 살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세금우대 상품이 도입되면 적어도 2조원 정도는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정규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