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내핵이 지구와는 다른 축을 갖고 지구보다 빠른 속도로 자전하고
있는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네이처지 최근호에 따르면 미 컬럼비아대 라몬트 도허티 지구관측소
연구팀은 지구내핵이 400년에 한바퀴 꼴로 지구보다 빨리 자전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또 100년에 한바퀴 더 도는 셈으로 지구내핵이 지구보다
빠르게 자전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은하계 행성중에 이같은 사례가 알려지기는 처음으로 관련전문가들은
"행성속의 행성"을 발견한 셈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이번 발견으로 <>지구내의 열전달구조 <>지구내부의 진화
과정 <>지구자기장의 형성과 주기적 변환등 지구의 비밀을 캐내는데 필요한
보다 진보된 연구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구내핵은 크리스탈구조를 한 뜨거운 고체 철덩어리로 형성되어 있다.

크기는 달보다 약간 작은 직경 2,400km 정도.

450만년전 행성이 탄생할 때질량이 큰 철이 가라앉아 지구중심부에 자리
잡게 됐다.

섭씨 4,000도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동체인 외핵으로 둘러싸여
있으나 철분자의 상상을 초월하는 밀도와 압력으로 인해 고체상태를 유지
하고 있다.

지구내핵의 존재는 60년전에 알려졌지만 그동안 이렇다할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진파에 대한 연구가 쌓이면서 지구내부에서 일어나는 상식밖의
현상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구내핵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통과하는 지진파의 속도가 동쪽에서 서쪽
으로 진행하는 지진파보다 약 4초정도 빠르다는 것.

이는 지구내핵이 거대한 단결정 크리스탈구조로 이루어졌으며 비교적 빠른
속도로 독립자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과학자들은 추정했다.

일군의 과학자들은 이를 토대로 지구내핵이 500년에 한바퀴 꼴로 지구보다
빨리 자전한다는 추산결과를 지난해 내놓기도 했다.

컬럼비아대학팀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80년대와 90년대의 각종 지진파기록
을 샅샅이 비교검토했다.

그 결과 90년내 지구내핵을 통과한 지진파의 속도가 80년대의 그것보다
빠르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이는 지구내핵이 지구자체와는 별개로 자전하고 있다는 증거였던 것.

이 팀의 추산대로라면 지구내핵은 지구에 비해 연간 0.4~1.8도 정도 많이
돌아 400년의 세월이 흐르면 한바퀴를 더 도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지구내핵이 이처럼 독립적으로 빨리 자전하고 있는 것은 외핵의 유동체에
의해 형성되는 강력한 자기장 때문이며 외핵과의 마찰이 작은 것도 한요인
이라고 이 팀은 설명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와관련, "지구내핵의 자전속도는 수백만년이상 걸리는 지각
변화에 비추어 빛의 속도와 같은 것"이라며 "앞으로 지구과학분야의 각종
연구가 급진전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재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