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영 선수의 승리뒤에는 전병관 선수의 불운도 있다.
떠오르는 햇살은 눈부시지만 낙조의 붉은 빛은 비감함으로 가슴을 파고
든다.
장강의 뒷물이 밀려오면 한때의 승자는 조락의 길로 떠밀린다.
동메달을 딴 선수가 가장 행복해 한다는 점은 인생의 깊이를 드러낸다.
동메달엔 금메달의 자만도 은메달의 아쉬움도 없어 좋다.
한때는 패했지만 부활전에서 올라온 절반의 승리가 있고 메달의 반열이긴
하되 겸손함이 있어 좋다.
투자의 세계에서 우리의 메달은 과연 무엇인가.
금보다는 동을 노려봄직할 터인데.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