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날때 꾹 참는 것이 건강에 좋을까, 아니면 맘껏 화내는 것이 좋을까.

분노가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가를 밝히고 그 분노를 삭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열거한 "분노가 죽인다" (고경봉.조성희 편역 한언 간)가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책에 제시된 정답은 생명에 지장없을 만큼만 화내고 화병 걸리지
않을 만큼만 참으라는 것.

화날 때 맘껏 화내면 빨리 죽을 것이고, 반대로 화가 나도 꾹꾹 참으면
화병에 걸린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원천적으로 분노의 감정이 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미 듀크대 의과대학교수인 레드포드 윌리엄스와 그의 아내 버지니아
윌리엄스박사가 펴낸 이 책은 먼저 적대적인 감정과 냉소적인 생각,
공격적인 행동이 심장질환 고혈압 암 동맥경화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설명한뒤 분노를 피하는 행동요법 17가지를
설명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이 얼마나 쉽게 분노하는지를 알아보는
적대감지수 설문을 작성하는 것.

총 46항목의 설문을 통해 각자의 냉소 분노 공격성 정도를 점수로
알아본다.

한 예로 엘리베이터가 바로 내려오지 않고 어느 한층에 오래 머물러
있을 때 곧잘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고 답하면 자신의 분노점수는
올라간다.

이같은 방식으로 도출된 분야별 점수를 더해 총10점이 넘으면 적대감이
건강을 해칠 정도로 높은 상태라고.

이어 저자들은 화를 다스리고 마음의 평안을 얻는 전략 17가지를 차례로
제시한다.

<>자신을 설득하라 (분노감을 줄이는 전략)
<>적대적인 생각을 중단하라
<>관심을 바꾸라
<>명상하라
<>자극제를 피하라, 효과적인 행동전략으로
<>자기주장을 하라 (분노감을 비켜가는 전략)
<>애완동물을 길러라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라
<>상대방을 신뢰하라
<>사회봉사활동을 하라
<>공감을 늘려라
<>인내심을 키워라
<>용서하라
<>좋은 친구를 사귀어라 (대인관계를 개선시키는 전략)
<>유머로 웃어 넘겨라
<>좀더 종교적으로 살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생각하라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데 도움이 되는 전략) 등이 바로 그것.

편역자 고경봉 연세대의대 정신과교수는 화를 내는 것은 중독성이
있어서 자꾸 내다보면 습관이 되고, 그래서 분노는 또다른 분노를 낳는다고
밝힌 뒤 책에 언급된 분노를 극복하고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하나하나
적용해 볼 것을 권유했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