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니클로스는 1940년 1월21일생이다.

56세의 나이이면 시니어골프에서도 힘겨운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시기.

그런 니클로스가 2라운드에서 66타를 친 것은 그 나이에 그만이 할 수
있는 "성취"가 아닐까 한다.

그의 이날 스코어는 영국오픈에서 15년만에 낸 베스트스코어.

그가 영국오픈에서 66타를 친 것은 81년 로열세인트조지스에서의
2라운드이후 처음이다.

92년부터 94년까지 3년동안은 연속 커트오프조차 통과하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8오버파 296타로 맨 바닥권인 공동 79위였다.

그의 이날 골프는 "클럽선택에서 출발하는 스코어메이킹"을 설명한다.

나이가 들면 거리가 딸려 드라이버를 많이 쓸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는 이날 드라이버를 5번밖에 뽑지 않았다.

파5홀 세군데와 구조적으로 가장 긴 파4홀 두군데 (14,15번홀)뿐이었다.

나머지는 대개 1-2번 아이언 티샷.

430야드가 넘는 파4홀에서 아이언티샷을 하면 롱아이언으로 세컨드샷을
해야하는 부담이 있다.

예를들어 3번홀(파4,457야드)에서 그는 1번아이언 티샷에 이어
두번째샷은 2번아이언으로 쳐야했다.

그러나 그는 그 2번아이언샷을 홀컵 3.6m에 붙여 무난히 파를 잡았다.

니클로스는 경기후 "요즘 드라이버샷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견실치 못한 드라이버보다는 홀의 구조및 거리에 따른 클럽선택으로
약점을 커버해 나간다는 얘기다.

물론 그의 이같은 "관리"는 "아직 녹슬지 않은 롱아이언 능력"에
기인한다.

니클로스는 현대골프에 "롱아이언은 프로들 누구나 쳐야하는 클럽"임을
주지시킨 인물.

이날 5번의 1번아이언 티샷과 3번의 2번아이언 티샷은 바로 "오로지
스코어메이킹만을 위한 클럽선택과 그런 관리골프를 가능케 하는 롱아이언
컨트롤"을 입증한다.

니클로스는 그러나 이날 66타에도 불구, 성에 차지 않는 모습이다.

"오늘 골프는 위대한 라운드도 아니고 위대한 스코어도 아니며
게임관리가 잘 됐다고도 할 수 없다.

단 5번의 드라이버샷조차 제대로 맞은 게 없었다.

그것은 결코 내 "표준"이 아니다.

나는 현재보다는 드라이버를 더 잘 칠수 있다.

나는 결코 "의전용 골프"를 치고 싶지는 않다.

나는 여전히 이곳 코스를 플레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음을 느낀다.

며칠전 나는 진 사라센과 통화했다.

94세의 그는 팔을 높이 쳐들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90세 넘어서도 그는 아주 짧은 스윙으로 160야드를 친다.

사라센이나 벤 호건,샘 스니드등이 걸어 온 길과 같이 나는 언제
어디서나 "경쟁"할 것이며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남은 이틀동안의 문제는 게임이 아니라 나 자신을 관리하는 것이다"

그의 영국오픈우승은 66,70년에 이어 18년전인 78년 세인트앤드루스
에서가 마지막.

78년의 36살이 96년의 56살로 변해도 그의 "승부 근성" 만큼은 전혀
변치 않고 있다.

그것이 바로 니클로스. 이날의 66타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근성"에서
출발하는 것이고 그 바탕은 "어떻게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을 가장
정확히 아는 그의 능력에 근거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