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멜라토닌이 노화방지와 비행시차극복에 효과가 높다고해서
"현대판 불로초"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소문을 듣고 일부 해외여행객들이 이약을 반입하고 있고
몇몇 의대교수들도 치료용으로 시범사용하고 있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정상적인 체내에서는 pg(1조분의 1g)밖에 분비되지 않아 가장 적게 분비
되는 호르몬가운데 하나다.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이 적을수록 이 호르몬의 분비량이 증가하는데
어두워지면 졸리는 것은 이때문이다.

미국 의학계는 멜라토닌을 둘러싸고 의학적 효능과 안전성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신체에 자연발생, 분비되는 멜라토닌외에 인공합성한 멜라토닌을
추가로 투여할 경우 인체의 항상성이 깨지지 않는가다.

또 뇌수용체에 직접 작용하는 멜라토닌이 먹는 것으로도 제대로 효과를
나타내는가다.

서울대 의대 정홍근교수(생화학)는 "멜라토닌의 수없이 많은 효능중 숙면
유도와 해외여행시 나타나는 비행시차(제트 래그) 극복이 믿을만한 것으로
보인다"며 "멜라토닌 수용체가 적은 사람이 많아 멜라토닌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나리라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한다.

또 "인체는 자연적으로 항상성을 이루게 돼있는데 부작용과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추가 투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적정복용량은 더욱이 알수 없는 일이다.

미국 텍사스대 라이터교수는 나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불면증엔
0.2~10mg, 시차적응에는 1~10mg, 노화방지에는 0.1~3mg을 복용을 권하고
있지만 근거자료가 충분하지 못한 실정.

멜라토닌이 노화를 방지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많다.

그 근거는 멜라토닌이 강력한 항산화제여서 노화원인물질인 자유산소라디칼
을 제거하고, 성장호르몬 성호르몬 티모신(면역기능을 적절히 조절하는
흉선호르몬)등과 마찬가지로 나이를 먹으면서 감소되므로 이를 증량시키면
노화가 지연될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들 호르몬에 대한 연구는 미완의 상태로 부작용과 안전성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동물실험결과 멜라토닌으로 생식기가 위축됐다는 보고가 있었고,
주로 가열하지 않은 동물뇌에서 추출, 제조되기 때문에 희귀위험질환을
일으킬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

내분비학에 정통한 니혼대학의 약림일이교수와 홋카이도대학의
본간연일교수는 "대부분의 멜라토닌 효능은 쥐를 대상으로 나온 실험결과로
쥐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사람에게도 반드시 그렇다고는 장담할수 없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