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상용차부문을 별도법인으로 분리키로 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삼성중공업 상용차부문 김무대표는 15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상용차사업에 그룹의 경영력을 집중하기 위해서 상용차부문을 별도법인으로
분리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달중 삼성중공업 단독출자로 자본금 1천억원 규모의 삼성상용차주식회사
(가칭)를 설립키로 했다는 것.김대표는 또 오는 99년까지 모두 1조2천억원을
투자, 연간 10만대의 소형트럭과 10만대의 코치.밴을 생산하는 상용차
전문업체로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무슨 이유에서 상용차부문을 별도법인으로 분리키로 했을까.

상용차사업은 한때 삼성의 포기설이 나돌았을 정도로 사업전망이 불투명
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분야다.

업계에선 상용차부문의 육성보다는 중공업의 부담을 덜어준다는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용차부문을 중공업에 둬 중공업까지 어렵게 하기 보다는 처음부터
자생력을 갖도록 하는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

삼성중공업은 지난4월 중장기 경영계획을 발표하면서 세계 7대
중공업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98년까지 모두 2조2천억원을 설비 및
연구개발투자에 쏟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상용차부문에 대한 이야기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상용차부문에 집중 투자할 상황도 아니고 투자할 여력도 없다는 얘기다.

삼성중공업이 흑자를 내고는 있지만 상용차부문에 자금을 쏟아부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상용차를 포기하기도 어려운게 삼성의 입장이다.

"승용차를 위해 상용차를 징검다리로 사용했다"는 비난과 공장을
건설중이던 대구 지역정서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포기대신 별도법인으로
방향을 잡게 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상용차에 대한 짐을 계열사들에게 분담시키기위해 별도법인으로
분리키로 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십시일반"하겠다는 얘기다.

승용차의 경우처럼 다른 계열사들에 자본 출자를 시킨다면 중공업의 한
사업부문으로 있을 때보다는 투자가 쉽다는 계산이다.

상용차를 독립법인으로 뒀다가 승용차사업이 정상화되면 삼성자동차로
합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문제는 지금 그룹의 사정이 어렵다는 점이다.

승용차투자조차 반도체의 불황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승용차''로 간판을 다시 내건 삼성 상용차사업의 앞날이 주목된다.

< 김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