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최욱경 11주기기념 유작전이 13~31일 서울종로구사간동
갤러리현대(724-6328)와 서울태평로1가 조선일보미술관(734-6111)에서
열린다.

지난 85년 45세의 나이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최씨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대규모기획전.

출품작은 "무제"연작을 비롯 "열애" "비참한 관계" "봄이여 다시한번"
"토요일의 파티"등 70년대중반부터 타계 직전까지 그린 유화와 파스텔
데생등 100여점.

50여점은 미공개작이다.

최씨는 70년대이후 한국추상화단을 대표하는 여류작가로 다양한
표현양식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세계를 구축, 주목을 받았지만
부조리한 세상과의 괴리를 견디지 못하고 죽음을 택했다.

어릴 때부터 문학진 정창섭 김창열등 한국화단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작가들에게 사사해 기초와 역량을 튼튼히 다졌던 그는 63년 서울대미대를
졸업한 뒤 곧 도미, 크랜브룩미술학교에서 서양화와 조각 도자기를
공부했다.

귀국하기전까지 프랭클린 피어스대학에서 조교수로 재직하면서 작가적
역량을 쌓아온 그는 새와 물고기 꽃등을 연상시키는 일련의 콜라주작품을
통해 자신의 예술에 대한 열정을 표현했다.

특히 유학시절에는 경상도지방의 산들과 능선, 거제도 학동앞바다의
물빛등에 관한 인상적인 체험을 동양적 정서에 담아내기도 했다.

68년 귀국한 뒤 영남대와 덕성여대교수로 재직하면서 속도감있는
붓놀림과 강렬한 색채 위주의 작업을 펴던 그는 곧이어 여성으로서의
자각을 꽃을 통해 표출하는 독특한 화면을 만들어 냈다.

이번 전시회의 내용은 리플렛 엽서 포스터 CD-롬등으로 제작된다.

<백창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