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뉴욕소더비사에서 열린 중국미술품 경매는 판매가가 모두
300만달러를 넘어서는 성황을 기록했다.

이 경매가 성황을 이룬 것은 경매기간 동안 지난 수십년간 미국에 공개되지
않았던 대만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들이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었고, 뉴욕의 파크 에브뉴 아모리에서 중국.일본.한국.인도 등 아시아의
고미술품 아트페어가 열림으로써 전세계의 컬렉터나 감정인.미술관계자.
딜러들이 자연스럽게 몰려들면서 중국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소더비 경매에서 구매자들이 작품 구입시 가장 중점을 둔 사항은
작품의 희귀도나 품질, 보존 상태 등이었다.

특히 컬렉터들의 인기를 끌었던 작품은 명나라 영락황제의 문장이 새겨진
<금동보살상>이었다.

<금동보살상>은 비교적 높은 가격인 4만8,895달러에 팔렸는데, 잔물결이
이는 듯한 주조와 도금, 높은 작품성, 그리고 지금까지의 미술품 경매에서
명대의 청동 불상들이 매우 비싼 가격에 팔린 것 등이 그 주된 원인이었다.

대만 수집가들은 지난 몇년간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형 조각품들을 열심히
사들였다.

오늘날 대부분 유통되는 조각품들은 대개 20세기초 서구의 개인 수집가들이
중국에서 가져온 것들이지만, 그 가운데 1914년부터 유럽에서 소장돼왔던
<석회석 보살상>이 대만의 개인수집가에게 이날 경매의 최고가인 17만8,500
달러에 팔렸다.

불상 다음으로 인기를 끈 것은 옥과 경옥으로 된 조각품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좋은 빛깔을 유지한 옥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특히 인기를
끌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18세기에 만들어진 <백옥 주전자>로서 7,188
달러에 팔렸다.

상아로 만들어진 조각품들은 지난 수년간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많이
뛰었다.

더구나 100년이내의 상아.산호.귀갑 같은 유기체 재료의 판매를 금지하는
국제멸종위기 동물보호법 때문에 상아로 된 조각품들은 높은 가격에 팔렸다.

그 가운데 17~18세기의 <상아마상배>는 예정가의 5배에 육박하는 가격
(4만3,125달러)에 팔렸다.

예식용으로 쓰였던 이 잔은 정밀한 세공과 희귀한 장식으로 구매자들이
많았다.

중국인들은 무덤의 토기나 조각 등 고고학적 물건들을 미신적인 이유로
수집하지 않았고, 서구의 컬렉터와 미술관들이 그것들을 수집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한대(BC206~AD220)와 당대(618~908)의 수많은
물건들이 무덤에서 출토되면서 그들의 갸격이 급락했다.

이런 현상은 품질이 보통 수준인 토기의 가격을 떨어드린 반면 희귀한
고급 물건들과 특별히 아름다운 물건들의 가격은 올려놓았다.

토기 가운데 페르시아인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외국인상>이
예정가의 5배에 가까운 가격(11만2,500달러)에 팔렸다.

지난 몇 년간 많은 양의 송대(960~1279) 도자기들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도자기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 하락으로 컬렉터들은 싼 값으로 송대의 진품 도자기를
살 수 있엇다.

그러나 북송시대의 명망있는 가문이 소유했던 <균요삼족수반>은 예정가의
네 배인 14만달러에 팔렸다.

< 가나미술문화연구소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