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실장" "엘리트 오너 실장"

박용만 두산 기조실장을 일컫는 말이다.

신세대 경영인이란 별칭도 있었으나 이 표현은 정작 본인에겐 "거부"
당했다.

신세대란 말 자체가 뭔가 강요된 변화를 주입하는 것 같에서 "NO"란다.

이처럼 새롭고 튀고 줏대있고 당차다는 이미지가 그를 에워싸고 있다.

그는 "태생"부터가 여느 기조 실장과는 다르다.

박용곤그룹회장이 장남인 오너 일가의 6남 1녀중 5남.

올해 41세(55년생)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 미 보스턴대를 나왔다.

두산에선 14년동안 건설 맥주 종합식품 음료 출판사 등 5개 계열사를
두루 거친 초일류 매니저로 성장했다.

그룹은 작년말 마흔을 갓 넘긴 그를 기조 실장에 임명, 리스트럭처링을
진두 지휘케 했다.

기다렸다는듯 박실장은 계열사 통폐합과 대단위 팀제 능력주의 인사제도
등 경영혁신의 보도를 휘둘렀다.

그런 그에게 지난 5월엔 OB맥주 부사장직까지 맡겨졌다.

주류 시장을 탈환하라는 지상 명령과 함께.

맥주 전쟁에 뛰어든 그를 두고 업계에선 벌써부터 승부사라고 "입방아"
찧고 있다.

이쯤되면 두산의 장래가 그의 손안에 들어있다는 얘기도 나옴직하다.

증권협회장을 지낸 강성진씨의 맏사위.

틈만 나면 애용품인 라이카 M6 카메라를 들고 곳곳을 누빈다.

바쁠 때면 인터넷에서 사진 잡지를 뒤적여야만 직성이 풀린다는
소문난 "네티즌".

< 심상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