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수 < 한외종금 M&A팀 부장 >


"마누라 외는 모두 바꿔라"라는 말이 한때 유행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조강지처"마저도 과감히 바꾸어 버리는 기업문화가
일반화되고 있다.

바로 M&A의 열풍이다.

증권시장의 주식투자자는 물론 언론과 기업의 최고 경영자에게도 기업인수
합병은 일상의 주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사실 M&A라는 용어는 학문적으로나 법적으로 엄밀히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으나 흔히 혼사에 비유되면서 기업 매매의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이를 조금 구체적으로 보면 M&A는 두개 이상의 기업이 법률적으로나
사실적으로 하나의 단일 기업이 되는 합병(mergers)과 기업이 타기업의
주식이나 자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취득하여 경영권을 획득하는 인수
(aquisitions)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 인식만으로는 부족하며 그 전략적 의미를 음미할
필요가 있다.

기업 경영의 목표는 외형 위주에서 이윤추구로, 그리고 다시 기업가치의
증식으로 바뀌어 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M&A는 경영환경변화에 대하여 기업의 성장을 관리하는
핵심 전략의 하나로 이해하여야 한다.

특히 M&A에 있어 매매 대상이 되는 성장은 미래의 성장, 미래의 기업 가치
임에 주목하여야 한다.

20년전 일본 타이거사의 나이키사에 대한 M&A 시도는 200만달러의 시장을
두고 벌인 혈투가 아니라 현재 30억 넘는 시장을 둔 싸움이었다.

우리의 경우 1년여전 주가1만원의 한국마벨은 한솔인수후 2만원이 넘고
있다.

한솔은 마벨의 오디오 부품사업을 인수한 것이 아니라 정보통신사업의
전초기지를 구축한 것이며 현재의 기업가치로는 100% 증식된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M&A란 미래의 불확실성을 사고 파는 게임이므로 성공
보다는 실패의 사례가 많음도 간과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