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나라가 다이어트열풍에 휩싸이고 있다.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날씬함이 선망되는 사회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특허감량" "한방다이어트" "전통한국식 다이어트" 등을 광고의
테마로 뽑고있는 체중감량 특수영양식품들이 쉽게 살빼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의 다이어트식품업체는 체중감량효과를 과장 광고해
소비자들을 현혹하면서 1개월분에 20만~70만원하는 고가 제품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

"특허감량" 제품으로 판매되는 다이어트식품의 주성분은 글루코만난
(곤약만난.미국특허번호 3973008)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일본 시미스만조사가 76년 미특허청에 글루코만난에
대한 체중감량데이터를 제시해 용도특허를 획득한 것은 사실.

그러나 이는 인체에 해가 없고 일본여성들만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마친 결과 체중감량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을 인정한 것에 불과하다.

이제품은 다른 나라에서도 특허를 획득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글루코만난의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여서 체중감소와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허청 관계자는 "이제품은 특허권이 지난 93년 만료됐다"며 "미국
특허번호는 현재 7백만번대에 이르고 있는데 3백만, 4백만번대 특허번호를
내세우는 제품은 특허가 만료된 원료나 기술을 이용한 제품으로 기능의
우수성을 인정할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글루코만난은 아열대지역의 다년초인 곤약나무의 구경에서 얻을수 있는
다당류로 셀루로오스나 이눌린 처럼 먹으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몸에 유해한 것은 없다.

한방다이어트제품도 문제가 적지 않다.

영세업체들이 생산한 것은 한방성분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믿을만한 제약사가 생산하는 제품의 경우도 한방성분이 살빼기효과와는
다소 거리가 먼것으로 구성돼있다.

경희대한의대 신현대 교수 (비만클리닉)는 "한방에서는 비만을 담 습
수가 과다한 질환으로 보고 있다"며 "한방다이어트제품은 이뇨 제습
혈액순환개선 보혈 신경안정 등의 작용이 있는 성분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또 "이뇨 제습 작용이 강한 한약을 먹으면 몸에 수분만 일시적으로
빠질뿐 다이어트의 핵심인 체지방은 줄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교수는 민간요법이라며 판매되는 감비차 (비파엽)의 경우 거습
거담 이뇨 작용이 있으나 전해질불균형을 일으키고 심장에 부담을 주며
전신무력증이 나타날수 있어 다량복용을 금지해야 할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이어트식품업체들은 판매방법에서도 대리점을 개설하지 않은채
광고게재후 문의해오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전화판촉을 하고 있어 문제.

상담원도 영양사외에 부족한 인원을 7일간의 교육을 받고 한국건강보조
식품협회로부터 소위 "위생사"자격증을 딴 사람들로 보충하고 있어 자질을
의심케하고 있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