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의 마지막 관문격인 제2차 CMIT/CIME
(자본이동및 국제투자위원회)합동회의가 4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됐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연내 OECD가입여부가 사실상
확정되나 현재로서는 어떻게 결론날지가 매우 불확실한 상태다.

외환자유화 증권.은행 98년완전개방등 잇따른 개방조치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자본이동 자유화"수준에 대한 회원국들의 평가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정부는 OECD측이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자본이동 자유화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나웅배 부총리가 지난 2일 하반기경제운용발표이후 예정에
없던 현금차관 허용을 발표하는등 막바지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가능하면 이번 회의에서 가입을 확정짓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OECD의 반응은 신통치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본이동분야외에 우리 정부가 가입여부와 관련없는 요식행위정도로
간주했던 무역 환경 노동위원회에서도 제동을 걸고 있다.

OECD사무국이 이들 3개위원회의 심사결과를 종합 평가, 가입여부를 결정
짓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특히 무역위원회의 경우 OECD가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조정관세 철폐,
농산물 검사.검역제도간소화, 원산지표시 대상품목감축 등까지 요구하고
있을 정도다.

OECD측은 이번 협상내용이 좋지않을 경우 3차회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현실적으로 연내가입이 어렵다는 뜻이다.

정부는 따라서 이번 회의를 "검토완료"라는 형태로 일단 마치고 나머지
개방요구사항은 서면질의 및 응답을 통해 협의 최종통과여부를 결정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하고 협상중이다.

재경원관계자는 "3차회의 개최는 우리로서는 불합격한뒤 재시험을 보는
형태의 불명예로 OECD측으로도 어차피 회원국이 될 한국에 이같은 절차를
밟도록 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이런 우리측의 희망대로 협상이 진행될 경우 OECD가입에 대한 최종
결정은 OECD가 서면질의를 내고 이에 대한 답변을 우리 정부가 제출한뒤
양대위원회가 다시 답변에 대한 검토를 마쳐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가입여부는 빨라야 오는 9월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