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발전 민관협력회의] (2) '직물'..토론내용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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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물업계 대표들은 정부나 학계에서 분석하고 있는 것보다 더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날 토론에서 직물업체 대표들은 인건비 상승등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중국
인도네시아등 후발개도국에 밀리고 품질경쟁력에서는 이탈리아 일본등에
채이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기존의 소품종 대량생산체제를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서둘러 전환
하지 않으면 국제시장에서 버틸 수 없다는 것.
또 이를 위해서는 섬유 소프트웨어를 강화할 수있는 섬유전문연구기관의
설립 등이 뒷받침돼야 하며 관세인상을 통해 다운스트림인 의류부문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한편 이날 사회를 본 박재윤통상산업부장관은 2000년대에는 직물산업을
기술집약적 선진국형 산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2005년에는 직물수출
1백9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박재윤 통산산업부장관=직물산업은 원사와 의류를 잇는 중간재 산업이자
한국 섬유수출의 견인차입니다.
따라서 직물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곧 섬유산업의 경쟁력 강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 직물산업의 국제경쟁력과 기술수준을 평가하고 이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중심으로 의견을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준기 (주)대우상무=직물수출은 지난 94년을 고비로 계속 감소추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올들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도 수출품의 80%는 중저가 제품입니다.
섬유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고부가가치제품의 생산을
늘려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원사에서부터 제직 가공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부문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특히 정보력이 떨어지는 중소업체를 원사업체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어야 합니다.
<>박장관=해외시장에서 우리제품의 품질경쟁력은 어떻습니까?
<>김상무=폴리에스터 직물만 놓고 볼 때 후발개도국인 인도네시아보다도
품질이 떨어진다는게 대부분의 평가입니다.
대만과 비교하면 가격경쟁력은 물론 디자인부문등 비가격 경쟁력도 뒤지고
있습니다.
<>박순관 나산섬유사장=폴리에스터 직물의 경쟁력은 현재 대만이나
인도네시아에 비해 약 15%정도 떨어짐니다.
게다가 태국 체코 중국 등도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섬유수출은 1백83억달러로 수출기여도에서 반도체에 이어 두번째를
차지했습니다.
고용측면이나 부가가치창출면에서는 전산업을 통틀어 1위에 올라 있습니다.
정부도 애정을 가지고 직물산업을 보호해야 합니다.
업계 시설투자와 소프트웨어 확충등을 위한 연구구개발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주어야 합니다.
<>박장관=정부에서는 직물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떤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누가 좀 설명을 해주시죠.
<>이재길 통산부무역정책심의관=지금까지 우리나라 직물수출은 소품종
대량생산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그러나 세계직물시장에서 차지하는 중국 브라질 등 후발개도국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올 1.4분기만 해도 우리나라 직물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5% 감소
했습니다.
소품종대량생산으로는 더이상 국제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이같은 판단에 따라 장기적으로 직물산업의 구조를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로 전환시키기로 하고 기술개발등에 대한 지원에 촛점을 맞출 계획
입니다.
<>박장관=우리 직물산업의 경쟁력이 대만 인도네시아보다 떨어진다는데
그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유현식 소모방협회장(제일모직사장)=올해 무역적자가 1백억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데는 정부의 수출지원 정책이 반도체 전자 등 일부 업종에만
치우친데도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섬유산업은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대우를
받았습니다.
사양산업이라는 시각 때문입니다.
하지만 섬유는 정부와 업계의 노력만 뒷받침된다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는 산업입니다.
모직물을 봅시다.
모직물 산업의 경쟁력은 양적으로는 이탈리아 일본 중국에 이어 4번째이고
질적으로는 이탈리아 일본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한국 모직물산업이 불과 40년전을 생각하면 괄복할 만한 성장입니다.
한국은 제품 생산기술에서는 객관적으로 뒤지지 않지만 디자인 염색 가공
등 상품기획력이 떨어집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이탈리아는 모직물 관련회사가 3천여개에 달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불과
50여개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이 되겠습니까.
정부가 이런 업계의 실정을 잘 모른다는게 문제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직물 소프트웨어 분야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김영성 일화모직부사장=동감합니다.
이탈이아는 "비에라 텍스타일" 등 디자인이나 직물등 섬유관련 연구단체가
이들 학교를 졸업한 학생은 실무에 상당히 밝습니다.
국내 대학에도 물론 섬유공학과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에서 섬유공학과 졸업생을 쓰려면 재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섬유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전문교육기관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고가제품개발이 불가피합니다.
고가제품생산을 위해서는 내수기반의 확충이 전제돼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관세율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8% 수준
입니다.
거의 시장이 개방됐다고 봐야겠지요.
선진제품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최소한 관세율이 25%는 돼야 합니다.
직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운스트림인 의류산업의 발전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외제의류 수입이 늘어서는 곤란합니다.
미국은 의류제품에 대해 30%정도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관세율은 16%, 독일은 18%정도 입니다.
정부의 종합적인 관세조정이 필요합니다.
<>박순택 세양산업사장=직물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정부정책의 일관성
결여에도 원인이 있습니다.
다품종소량생산이라고 하지만 몇개 품목이 다품종이고 어느정도 생산해야
소량생산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또 정보 교육 정책 제도 등 모든 측면에서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를 들면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사람을 채용해도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닙니다.
대학에서 쓰이는 설비를 보더라도 현재 업계에서 사용하는 설비에 비해
매우 낙후된 것입니다.
<>강태승 승우무역사장=제조업체를 경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때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인력난입니다.
일할 사람이 없다는 거죠.
차선책으로 해외 인력을 수입해 쓰고 있지만 이들의 기술 수준이 낮기
때문에 불량률이 높아지는 등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부족인력을 보충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이 확대되어야 하고 인력수입과
사후관리도 철저를 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박장관=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통산부는 직물생산체제를 당분간
소품종 대량생산체제와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병행하고 장기적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전환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생산체제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변양호 재경원산업경제과장=어떤 생산방식이든 경쟁력만 확보할 수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후발개도국도 생산할 수 있는 제품으로는 경쟁이 안된다고 봅니다.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미적감각을 살릴 수 있는 제품은 소품종 대량생산체제
로는 어렵다고 봅니다.
직물산업은 장기적으로는 문화산업 지식산업으로 발전시켜 아이디어를 팔
수 있는 산업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점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이 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유사장=생산체제 문제는 기본적으로 정부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개별기업
의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직물산업은 이제 수량지향에서 품질지향으로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고부가가치제품을 생산해야 합니다.
<>서사현 통산부생활공업국장=업스트림인 소품종대량생산체제를 갖고 있는
원사업체는 신소재 개발 등 고부가가치제품 개발에 노력해야 하며
다운스트림인 직물업체와 의류업체는 다품종소량생산체제로 전환해 수요자
필요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박장관=이제 직물산업의 기술수준을 평가해 보고 열세 원인과 혁신방안은
무엇인지 논의해 보죠.
<>김상용 서울대교수=직물은 섬유산업의 중간산업입니다.
따라서 원사의 품질이 좋아야 직물의 품질도 좋아집니다.
현재 한국 섬유산업은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까지 전반적으로 기술수준이
높습니다.
선진국을 1백으로 쳤을 때 약 80정도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죠.
이 중에서 합성섬유의 기술수준은 상당히 높습니다.
문제는 업체들이 똑같은 기술을 개발키 위해 중복투자를 많이 한다는
겁니다.
정부가 주선해서 이런 중복투자를 피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인력난 가장 큰문제 기술수준이 높아졌다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합니다.
디자인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선진국과의 격차가 상당합니다.
상품기획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의 연구가 활성화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디자인 연구센터 등 연구소를 설립해 기술과 우리문화가 접목될
수 있는 독특한 제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선진국 제품만을 따라가다 보면 그 아류밖에 안됩니다.
<>장동호 영남대교수=현재 섬유공학의 교육체계를 보면 졸업생들의 실무
능력이 떨어지는게 사실입니다.
현장에 직접 실무연수를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대학 내에 정착돼야 하고
현장부서장이 직접 대학에 강의를 나오는 것도 학생들의 실무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겠죠.
<>이대훈 생산기술연구원 섬유기술센터소장=직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제도 개선보다는 1차적으로 기술개발이 중요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국가차원의 공공기술 연구소를 활성화 해야 합니다.
섬유부문의 정부출연 연구소가 91년 설립되긴 했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상당히 늦은 겁니다.
또 현재 기업체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박장관=직물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디자인의 고급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정경연 텍스타일디자인협회장=디자인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 학계
업체간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디자인 분야는 다품종생산이 이뤄질수록 중요성을 더해 갑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실질적인 내용 있는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의 보완을 위해서는 인턴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부와 통산부가 협의해 인턴과정이 전공필수과목으로 인정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외국에서는 디자인실이 기획실이나 사장실에 소속돼 애로사항이 즉각 최고
경영자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디자인실이 영업부에 소속돼 비전문가에 의해 디자인
이 평가받음으로써 디자이너의 창작의욕이 상실되고 있습니다.
<>박장관=정부는 2천년대에는 직물산업을 노동집약적 산업으로부터
선진국형인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입니다.
2005년에는 직물분야에서 수출 1백9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정해 놓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산업합리화 정책이 종료되지만 그 이후에도 직물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대량수요분야인 중급제품에 대하여는 혁신자동직기를 이용해 기존의 대량
생산체제를 계속 보완 발전시키고 고부가가치 차별화 제품지원에도 중점을
둘 것입니다.
또 지역특성에 맞는 산지육성 시책을 적극 추진해 세계적인 섬유산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대구.경북지역은 세계 제 1의 합섬직물 산지로, 부산은 고급 패션소재를
공급하는 모방직물산지로, 진주는 이탈리아의 "코모"같은 견직물 산지로
육성할 구상입니다.
기술개발은 정부 정책만으로는 안됩니다.
경영자의 의지, 종업원의 참여, 정부의 지원이 어우러질 때 가능하다고
봅니다.
정부 경영자 근로자의 능동적인 참여로 새로운 기술개발에 합심 노력해야
합니다.
< 정리=손상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일자).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날 토론에서 직물업체 대표들은 인건비 상승등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중국
인도네시아등 후발개도국에 밀리고 품질경쟁력에서는 이탈리아 일본등에
채이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기존의 소품종 대량생산체제를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서둘러 전환
하지 않으면 국제시장에서 버틸 수 없다는 것.
또 이를 위해서는 섬유 소프트웨어를 강화할 수있는 섬유전문연구기관의
설립 등이 뒷받침돼야 하며 관세인상을 통해 다운스트림인 의류부문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한편 이날 사회를 본 박재윤통상산업부장관은 2000년대에는 직물산업을
기술집약적 선진국형 산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2005년에는 직물수출
1백9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박재윤 통산산업부장관=직물산업은 원사와 의류를 잇는 중간재 산업이자
한국 섬유수출의 견인차입니다.
따라서 직물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곧 섬유산업의 경쟁력 강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 직물산업의 국제경쟁력과 기술수준을 평가하고 이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중심으로 의견을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준기 (주)대우상무=직물수출은 지난 94년을 고비로 계속 감소추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올들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도 수출품의 80%는 중저가 제품입니다.
섬유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고부가가치제품의 생산을
늘려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원사에서부터 제직 가공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부문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특히 정보력이 떨어지는 중소업체를 원사업체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어야 합니다.
<>박장관=해외시장에서 우리제품의 품질경쟁력은 어떻습니까?
<>김상무=폴리에스터 직물만 놓고 볼 때 후발개도국인 인도네시아보다도
품질이 떨어진다는게 대부분의 평가입니다.
대만과 비교하면 가격경쟁력은 물론 디자인부문등 비가격 경쟁력도 뒤지고
있습니다.
<>박순관 나산섬유사장=폴리에스터 직물의 경쟁력은 현재 대만이나
인도네시아에 비해 약 15%정도 떨어짐니다.
게다가 태국 체코 중국 등도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섬유수출은 1백83억달러로 수출기여도에서 반도체에 이어 두번째를
차지했습니다.
고용측면이나 부가가치창출면에서는 전산업을 통틀어 1위에 올라 있습니다.
정부도 애정을 가지고 직물산업을 보호해야 합니다.
업계 시설투자와 소프트웨어 확충등을 위한 연구구개발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주어야 합니다.
<>박장관=정부에서는 직물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떤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누가 좀 설명을 해주시죠.
<>이재길 통산부무역정책심의관=지금까지 우리나라 직물수출은 소품종
대량생산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그러나 세계직물시장에서 차지하는 중국 브라질 등 후발개도국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올 1.4분기만 해도 우리나라 직물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5% 감소
했습니다.
소품종대량생산으로는 더이상 국제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이같은 판단에 따라 장기적으로 직물산업의 구조를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로 전환시키기로 하고 기술개발등에 대한 지원에 촛점을 맞출 계획
입니다.
<>박장관=우리 직물산업의 경쟁력이 대만 인도네시아보다 떨어진다는데
그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유현식 소모방협회장(제일모직사장)=올해 무역적자가 1백억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데는 정부의 수출지원 정책이 반도체 전자 등 일부 업종에만
치우친데도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섬유산업은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대우를
받았습니다.
사양산업이라는 시각 때문입니다.
하지만 섬유는 정부와 업계의 노력만 뒷받침된다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는 산업입니다.
모직물을 봅시다.
모직물 산업의 경쟁력은 양적으로는 이탈리아 일본 중국에 이어 4번째이고
질적으로는 이탈리아 일본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한국 모직물산업이 불과 40년전을 생각하면 괄복할 만한 성장입니다.
한국은 제품 생산기술에서는 객관적으로 뒤지지 않지만 디자인 염색 가공
등 상품기획력이 떨어집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이탈리아는 모직물 관련회사가 3천여개에 달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불과
50여개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이 되겠습니까.
정부가 이런 업계의 실정을 잘 모른다는게 문제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직물 소프트웨어 분야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김영성 일화모직부사장=동감합니다.
이탈이아는 "비에라 텍스타일" 등 디자인이나 직물등 섬유관련 연구단체가
이들 학교를 졸업한 학생은 실무에 상당히 밝습니다.
국내 대학에도 물론 섬유공학과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에서 섬유공학과 졸업생을 쓰려면 재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섬유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전문교육기관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고가제품개발이 불가피합니다.
고가제품생산을 위해서는 내수기반의 확충이 전제돼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관세율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8% 수준
입니다.
거의 시장이 개방됐다고 봐야겠지요.
선진제품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최소한 관세율이 25%는 돼야 합니다.
직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운스트림인 의류산업의 발전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외제의류 수입이 늘어서는 곤란합니다.
미국은 의류제품에 대해 30%정도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관세율은 16%, 독일은 18%정도 입니다.
정부의 종합적인 관세조정이 필요합니다.
<>박순택 세양산업사장=직물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정부정책의 일관성
결여에도 원인이 있습니다.
다품종소량생산이라고 하지만 몇개 품목이 다품종이고 어느정도 생산해야
소량생산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또 정보 교육 정책 제도 등 모든 측면에서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를 들면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사람을 채용해도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닙니다.
대학에서 쓰이는 설비를 보더라도 현재 업계에서 사용하는 설비에 비해
매우 낙후된 것입니다.
<>강태승 승우무역사장=제조업체를 경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때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인력난입니다.
일할 사람이 없다는 거죠.
차선책으로 해외 인력을 수입해 쓰고 있지만 이들의 기술 수준이 낮기
때문에 불량률이 높아지는 등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부족인력을 보충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이 확대되어야 하고 인력수입과
사후관리도 철저를 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박장관=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통산부는 직물생산체제를 당분간
소품종 대량생산체제와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병행하고 장기적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전환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생산체제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변양호 재경원산업경제과장=어떤 생산방식이든 경쟁력만 확보할 수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후발개도국도 생산할 수 있는 제품으로는 경쟁이 안된다고 봅니다.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미적감각을 살릴 수 있는 제품은 소품종 대량생산체제
로는 어렵다고 봅니다.
직물산업은 장기적으로는 문화산업 지식산업으로 발전시켜 아이디어를 팔
수 있는 산업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점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이 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유사장=생산체제 문제는 기본적으로 정부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개별기업
의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직물산업은 이제 수량지향에서 품질지향으로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고부가가치제품을 생산해야 합니다.
<>서사현 통산부생활공업국장=업스트림인 소품종대량생산체제를 갖고 있는
원사업체는 신소재 개발 등 고부가가치제품 개발에 노력해야 하며
다운스트림인 직물업체와 의류업체는 다품종소량생산체제로 전환해 수요자
필요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박장관=이제 직물산업의 기술수준을 평가해 보고 열세 원인과 혁신방안은
무엇인지 논의해 보죠.
<>김상용 서울대교수=직물은 섬유산업의 중간산업입니다.
따라서 원사의 품질이 좋아야 직물의 품질도 좋아집니다.
현재 한국 섬유산업은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까지 전반적으로 기술수준이
높습니다.
선진국을 1백으로 쳤을 때 약 80정도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죠.
이 중에서 합성섬유의 기술수준은 상당히 높습니다.
문제는 업체들이 똑같은 기술을 개발키 위해 중복투자를 많이 한다는
겁니다.
정부가 주선해서 이런 중복투자를 피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인력난 가장 큰문제 기술수준이 높아졌다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합니다.
디자인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선진국과의 격차가 상당합니다.
상품기획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의 연구가 활성화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디자인 연구센터 등 연구소를 설립해 기술과 우리문화가 접목될
수 있는 독특한 제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선진국 제품만을 따라가다 보면 그 아류밖에 안됩니다.
<>장동호 영남대교수=현재 섬유공학의 교육체계를 보면 졸업생들의 실무
능력이 떨어지는게 사실입니다.
현장에 직접 실무연수를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대학 내에 정착돼야 하고
현장부서장이 직접 대학에 강의를 나오는 것도 학생들의 실무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겠죠.
<>이대훈 생산기술연구원 섬유기술센터소장=직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제도 개선보다는 1차적으로 기술개발이 중요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국가차원의 공공기술 연구소를 활성화 해야 합니다.
섬유부문의 정부출연 연구소가 91년 설립되긴 했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상당히 늦은 겁니다.
또 현재 기업체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박장관=직물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디자인의 고급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정경연 텍스타일디자인협회장=디자인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 학계
업체간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디자인 분야는 다품종생산이 이뤄질수록 중요성을 더해 갑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실질적인 내용 있는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의 보완을 위해서는 인턴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부와 통산부가 협의해 인턴과정이 전공필수과목으로 인정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외국에서는 디자인실이 기획실이나 사장실에 소속돼 애로사항이 즉각 최고
경영자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디자인실이 영업부에 소속돼 비전문가에 의해 디자인
이 평가받음으로써 디자이너의 창작의욕이 상실되고 있습니다.
<>박장관=정부는 2천년대에는 직물산업을 노동집약적 산업으로부터
선진국형인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입니다.
2005년에는 직물분야에서 수출 1백9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정해 놓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산업합리화 정책이 종료되지만 그 이후에도 직물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대량수요분야인 중급제품에 대하여는 혁신자동직기를 이용해 기존의 대량
생산체제를 계속 보완 발전시키고 고부가가치 차별화 제품지원에도 중점을
둘 것입니다.
또 지역특성에 맞는 산지육성 시책을 적극 추진해 세계적인 섬유산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대구.경북지역은 세계 제 1의 합섬직물 산지로, 부산은 고급 패션소재를
공급하는 모방직물산지로, 진주는 이탈리아의 "코모"같은 견직물 산지로
육성할 구상입니다.
기술개발은 정부 정책만으로는 안됩니다.
경영자의 의지, 종업원의 참여, 정부의 지원이 어우러질 때 가능하다고
봅니다.
정부 경영자 근로자의 능동적인 참여로 새로운 기술개발에 합심 노력해야
합니다.
< 정리=손상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