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대산업 긴급점검] 자동차 : 올 수출 작년 절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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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가 좋지 않다.
경상수지 적자만 해도 올들어 5월말까지 80억달러를 넘었다.
올초에 잡았던 연간 적자억제 목표액을 다섯달만에 꽉 채워버릴 정도로
수출이 부진한 것이다.
이에따라 한국 경제가 내리막길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예 앞이 안보인다는 소리도 들린다.
한국 경제에 이처럼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요소는 여러가지다.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들의 경쟁력이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엔저 등으로 수출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국제가격이 폭락하는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경쟁력이 떨어진
측면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 산업이 이런 악재를 견뎌낼 만한 자생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데 있다.
선진업체와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기반기술과 고급
연구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약골의 체질을 벗어나지
못한게 현실이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으로 자동차 수출산업의
현황과 과제를 긴급 진단해 봤다.
< 편집자 >
======================================================================
지난해까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던 자동차 수출이 올들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은 지난 94년보다 32.5% 증가한 97만8,000대로서
90년대 들어 최고의 신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1.4분기 중에는 16.4%로 성장률이 작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올 초부터 진행돼온 엔화 약세로
국산차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한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엔화 약세라는 외부적 요인외에 더욱 중요한 이유는 업체들의
수출선 다변화 전략이 한게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이는 아시아를 비롯한 개도국 시장에서는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으나 북미를 만회하지 못하는 한 더 이상의 수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위기감을 교훈으로 남기고 있다.
수출 경쟁력은 흔히 가격 경쟁력과 비가격 경쟁력으로 구분된다.
지금까지 통상적으로 가격 경쟁력은 있지만, 품질을 비롯한 비가격
경쟁력은 떨어진다는게 중론이었다.
또한 이런한 논리는 수출 시장을 얘기할 때마다 쟁점이 돼왔다.
그러나 개방화 정책 이후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수입차 시장을
감안할 때 이제 국산차의 경쟁력은 더 이상 해외 무대에서만 요구되는
과제가 아닌 내수 시장에서도 절대절명의 과제가 되고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세계 각국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세계 5위에
올라섰다.
이러한 성장의 저력은 그동안의 낮은 인건비에 힘입은 것이었다.
생산성과 품질 성능은 선진국 업체들에 비해 떨어지지만 인건비가 낮아
부품비나 직.간접 인건비에서 이를 상쇄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임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비해 선진국
업체들은 적극적이고도 구조적인 비용 감축 노력을 통해 생산비를
낮춰왔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
첫째, 저임금을 무기로 한 저가 소형차 시장에 주력했던 그동안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일이다.
선진국들은 한국보다 우위인 부품과 가공기술 R&D (연구개발) 체계 등
기반 기술을 무기로 적극적인 비용 감축 노력을 하고 있다.
실제로 도요타자동차의 한국 업체들이 선진국의 이러한 노력에 견주어
계속해서 가격 경쟁력 우위를 유지한다는 것은 현재로선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우리는 선진국 업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전략을 구상할
만한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선진국 업체들이 해외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괴기 시작할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릴 수 있다.
이제 더이상 저가 소형차라는 한정된 제품에만 의존하기는 어렵다.
이미 개도국들이 자동차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시작했고,
이들이 곧 한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을 탈환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 업체들은 저가 소형차시장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개도국들이 아직은 따라오기 힘든 상위의 차급에 도전하는 길밖에 없다.
둘째는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이다.
WTO 체제가 이미 출범한 이후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란
자동차 산업의 전통적인 특성도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적극적인 해외 생산을 통해 현지 시장에 맞는 차종을 개발하고
그에 적절한 마케팅 활동을 펴야 한다.
이를 통해 협소한 내수 시장에서 모델 개발에 제약을 받았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
즉, 해외 생산모델 개발을 통한 현지화를 이뤄 글로벌 마켓차원에서
시장 세분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는 적극적인 비용 감축 노력이다.
이제 자동차 산업은 생산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즉, 구매자들이 요구하는 시장 가격에서도 이익을 남길 수 있는 비용
체제를 갖춘 업체는 이익을 보고 그렇지 못한 업체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경쟁업체보다 낮은 가격으로 자동차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부품조달
비용 R&D비용 제조비용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외 기술력 및 관리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미약한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 나름대로의 새로운 생산 방식과 협력 방식이 요구된다.
이제 우리 자동차 산업은 "선진국 베끼기"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들의 전략을 분석하고 우리 나름의 목표를 갖고 보다 새로운
관점에서 그들을 추월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들이 요구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일자).
경상수지 적자만 해도 올들어 5월말까지 80억달러를 넘었다.
올초에 잡았던 연간 적자억제 목표액을 다섯달만에 꽉 채워버릴 정도로
수출이 부진한 것이다.
이에따라 한국 경제가 내리막길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예 앞이 안보인다는 소리도 들린다.
한국 경제에 이처럼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요소는 여러가지다.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들의 경쟁력이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엔저 등으로 수출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국제가격이 폭락하는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경쟁력이 떨어진
측면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 산업이 이런 악재를 견뎌낼 만한 자생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데 있다.
선진업체와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기반기술과 고급
연구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약골의 체질을 벗어나지
못한게 현실이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으로 자동차 수출산업의
현황과 과제를 긴급 진단해 봤다.
< 편집자 >
======================================================================
지난해까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던 자동차 수출이 올들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은 지난 94년보다 32.5% 증가한 97만8,000대로서
90년대 들어 최고의 신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1.4분기 중에는 16.4%로 성장률이 작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올 초부터 진행돼온 엔화 약세로
국산차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한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엔화 약세라는 외부적 요인외에 더욱 중요한 이유는 업체들의
수출선 다변화 전략이 한게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이는 아시아를 비롯한 개도국 시장에서는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으나 북미를 만회하지 못하는 한 더 이상의 수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위기감을 교훈으로 남기고 있다.
수출 경쟁력은 흔히 가격 경쟁력과 비가격 경쟁력으로 구분된다.
지금까지 통상적으로 가격 경쟁력은 있지만, 품질을 비롯한 비가격
경쟁력은 떨어진다는게 중론이었다.
또한 이런한 논리는 수출 시장을 얘기할 때마다 쟁점이 돼왔다.
그러나 개방화 정책 이후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수입차 시장을
감안할 때 이제 국산차의 경쟁력은 더 이상 해외 무대에서만 요구되는
과제가 아닌 내수 시장에서도 절대절명의 과제가 되고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세계 각국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세계 5위에
올라섰다.
이러한 성장의 저력은 그동안의 낮은 인건비에 힘입은 것이었다.
생산성과 품질 성능은 선진국 업체들에 비해 떨어지지만 인건비가 낮아
부품비나 직.간접 인건비에서 이를 상쇄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임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비해 선진국
업체들은 적극적이고도 구조적인 비용 감축 노력을 통해 생산비를
낮춰왔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
첫째, 저임금을 무기로 한 저가 소형차 시장에 주력했던 그동안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일이다.
선진국들은 한국보다 우위인 부품과 가공기술 R&D (연구개발) 체계 등
기반 기술을 무기로 적극적인 비용 감축 노력을 하고 있다.
실제로 도요타자동차의 한국 업체들이 선진국의 이러한 노력에 견주어
계속해서 가격 경쟁력 우위를 유지한다는 것은 현재로선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우리는 선진국 업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전략을 구상할
만한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선진국 업체들이 해외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괴기 시작할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릴 수 있다.
이제 더이상 저가 소형차라는 한정된 제품에만 의존하기는 어렵다.
이미 개도국들이 자동차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시작했고,
이들이 곧 한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을 탈환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 업체들은 저가 소형차시장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개도국들이 아직은 따라오기 힘든 상위의 차급에 도전하는 길밖에 없다.
둘째는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이다.
WTO 체제가 이미 출범한 이후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란
자동차 산업의 전통적인 특성도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적극적인 해외 생산을 통해 현지 시장에 맞는 차종을 개발하고
그에 적절한 마케팅 활동을 펴야 한다.
이를 통해 협소한 내수 시장에서 모델 개발에 제약을 받았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
즉, 해외 생산모델 개발을 통한 현지화를 이뤄 글로벌 마켓차원에서
시장 세분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는 적극적인 비용 감축 노력이다.
이제 자동차 산업은 생산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즉, 구매자들이 요구하는 시장 가격에서도 이익을 남길 수 있는 비용
체제를 갖춘 업체는 이익을 보고 그렇지 못한 업체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경쟁업체보다 낮은 가격으로 자동차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부품조달
비용 R&D비용 제조비용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외 기술력 및 관리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미약한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 나름대로의 새로운 생산 방식과 협력 방식이 요구된다.
이제 우리 자동차 산업은 "선진국 베끼기"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들의 전략을 분석하고 우리 나름의 목표를 갖고 보다 새로운
관점에서 그들을 추월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들이 요구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