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클K 대학로점에 들어서면 대형 텔레비전이 눈에 띈다.

TV에선 "우리 점포는 깨끗하고 좋은 상품을 가득 갖추고 있습니다"라는
점포 자체의 PR광고에서부터 과자 세제 음료 등 일반 상품의 광고가 계속
반복된다.

물건을 살 때 A제품을 사야할지 B제품을 사야할지 망설여질 때면 자신도
모르게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제품에 손이 가게 마련이다.

컵라면이나 햄버거를 데워먹는 시식대 위에도 텔레비전이 놓여 있어
무료한 시간을 달랠 수 있다.

가끔 새로 나온 영화소개나 생활상식코너, 뮤직비디오, 패션쇼, 유명인과의
인터뷰까지 방영돼 TV방송으로 착각할 정도다.

이것은 KBS나 MBC같은 공중파방송도, 동네 다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선방송도 아니다.

점포가 자체적으로 방영하는 스토어TV이다.

스토어TV는 고객이 물건을 고르는 가장 마지막 시점에 광고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점두광고의 가장 선진적인 형태로 평가되고 있다.

이곳에 TV를 설치한 업체는 상화커뮤니케이션.

지난해부터 써클K 진로베스토아 바이더웨이 등 편의점 310개점을 비롯
LG수퍼렛 던킨도너츠매장 등에 모두 850여대의 스토어TV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장용일이사는 "리모컨의 출현으로 재핑(Zapping: 광고가 시작
되면 다른 방송사로 채널을 돌려버리는 것)현상이 생기는 등 일반 TV광고의
영향력이 작아지는 반면 스토어TV는 기업들의 새로운 판촉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점주로서도 경쟁점포보다 매장이 깨끗해 보이고 서비스가 좋은
것으로 보여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회사는 1시간 분량의 방송내용을 CD롬에 담아 2주마다 교체해주고
있다.

30분은 광고로, 30분은 재미있는 볼거리로 꾸며진다.

상화커뮤니케이션이 15초 분량의 CF를 시간당 4회 방영한다는 조건으로
기업들로부터 받는 광고비는 월 850만원이다.

스토어TV는 이 회사외에 금부도서 애드뱅크 등도 시행하고 있다.

금부도서는 주로 서점을 중심으로 영화소개 등에 나서고 있으며 애드뱅크는
훼미리마트 LG25 등 편의점을 공략하고 있다.

스토어TV만큼의 박진감은 없지만 LED(Liguid Electronic Display.액정화면)
광고 역시 매장내 광고로 각광을 받는 매체다.

LED란 액정이나 조그만 전구를 연결하여 글자나 그림을 표시하는 것으로
길거리의 전광판이나 시계탑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의 천장에 매달아놓은 LED 역시 POP광고의 중요한
기법으로 쓰인다.

종이에 예쁜 글씨와 그림을 그려넣은 포스터가 위주였던 기존의
점두광고로선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입맛을 맞춰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스토어TV LED광고 POP포스터 등은 모두 매장내에서 사용되는 인스토어
마케팅(In store Marketing)의 기법이다.

고객과 제품이 만나는 가장 마지막 순간에 "이 제품을 사십시오"라고
권하는 인스토어마케팅은 기업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최후의 광고메시지
라고도 할 수 있다.

인스토어마케팅은 상품의 진열방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잘 팔리고 이익이 많이 남는 상품은 "곤도라"라고 부르는 진열대의
끝, 이른바 엔드매대에 늘어놓는다.

손님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끄는데다 물건을 집기도 쉬운 부분이다.

물건을 진열할 때도 상표가 정면으로 보이도록 단정하게 놓아 풍성한
느낌을 주어야 한다.

담배 껌 액세서리같은 기호품은 주로 카운터 뒤에 진열한다.

쇼핑을 마치고 나가던 손님이 덤으로 하나 더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LG애드 SP기획팀의 유재언부장은 "POP광고는 말 그대로 구매시점(Point Of
Purchase)에 작용한다는게 핵심"이라며 "손님이 "지금 이 물건을 안사면
손해보게 된다"는 느낌이 들도록 구매를 유도하는게 기본 목적"이라고
말했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