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나가지 말라"

재정경제원에 대한 증권업계의 불만이 폭발 일보직전이다.

섣부른 공급물량 조절로 현재 주가하락사태에 기여한데다 증권사 수익
다변화의 선봉인 신설투신사을 옭죄는데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재경원 압력으로 투신사 수익증권 판매를 전담하는 외무사원제 도입을
무기연기한 동원증권이 규제행정의 대표적인 희생양이다.

재경원 "지침"이 나온 뒤에야 업계가 신상품 개발등 "행동"을 취하는
논리가 아직도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신설투신사들은 기존 투신사에 비해 출발부터 불리하다.

기존사는 주식형 공사채형등 다양한 수익증권을 발매할수 있으나 신설사는
영업개시후 1년간 주식편입비율을 50%이상의 주식형만 취급할수 있다.

기존사는 당일환매가 가능하지만 신설사상품은 신청일후 3일뒤에 찾을수
있다.

신설투신사에게만 적용되는 표준약관이 마련되며 펀드모집도 시황에
따라 추가모집이 불가능한 단위형만 허용된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통신당국은 후발사업자인 데이콤 신세기이동통신이 가격인하로써 기존
사업자와 싸울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있다.

이에 반해 재경원은 신설사가 살아남을수 있는 무기 공급에는 안중이
없다.

"동냥을 주지못할 망정 쪽박이나 깨지말라"는 증권업계의 원성이 과천
청사에는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최승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6일자).